챗GPT 반도체 파트너 누가 될까···샘 올트먼, 삼성·SK 회동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한국을 방문해 삼성과 SK 최고 경영진과 회동을 했다. 오픈AI가 자체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생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AI 모델인 GPT 5 출시를 앞두고 대규모의 AI 반도체가 필요한 오픈AI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을 찾은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해당 자리에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면담이 예정돼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오후 늦게 따로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CEO의 방한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초청으로 국내 스타트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방문에서는 6시간 가량 머물며 반도체 기업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었으나,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등의 일정이 추가돼 체류 기간이 1박2일로 늘어났다. 방한이 주목받는 것은 올트먼 CEO가 최근 글로벌 대기업과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오픈AI가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큰손’ 고객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의 주요 업그레이드 버전과 차세대 모델인 GPT-5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가의 AI 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양산 중이다. 양사의 HBM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90%를 웃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에 HBM3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5세대인 HBM3E 양산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올트먼 CEO가 미국 의회와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 방안과 부지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새로운 공장을 짓는 방안과 TSMC 등 기존 반도체 제조업체와 협업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AI 칩 생산을 위해 아랍에미리트의 AI 기업인 G42,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보유한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 등과 자금 조달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