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 실제 주인공..."직접 증거 모은 까닭은"(인터뷰)
이가혁 기자 2024. 1. 26. 12:50
영화 '시민덕희' 실제 주인공 김성자 씨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속아 3200만원 입금
경찰 미온적 태도에 "내가 잡으면 어떻게 할래요?"
사기범 설득해 총책 정보, 주소, 피해자 명단 입수
'결정적 증거' 넘겼지만 경찰은 "우리 첩보로 검거"
김 씨 "너네들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말해주고파"
김 씨는 “범인 잡는 데 도움을 준 시민한테 예산이 없어서 돈을 못 준다면 나라에서 국민한테 사기 치는 거라고 생각해요. 경찰이 제 공을 가로챘으면 경찰이 시민한테 사기를 친 거고, 나라에 예산이 없어서 포상금이 안 나왔다? 100만 원이 됐든 200만 원 정당하게 줬으면 받았어요. 예산이 없으면 국민한테 사기 친 거지. 왜 은행마다 경찰서마다 1억 준다고 보상금 포스터를 붙였을까요?”
김성자 씨는 인터뷰 끝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보이스피싱이라는 게 누구도 당할 수 있는 거니까. 한 번만 더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침 삼키듯이 한 번만 뒤 돌아보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급하면 계속 당하더라고요. 그리고 경찰한테는 물론 좋은 경찰도 많지만, '너네들 그렇게 살면 안 돼' 그러고 싶어요. 국민이 월급 주지. 국민 무시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닌 분도 있지만, 그렇게 살면 안 돼요.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자기 눈에 피눈물 나고, 자식 키우는 사람들은 자식을 위해서 그러면 안 된다고 꼭 경종을 울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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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속아 3200만원 입금
경찰 미온적 태도에 "내가 잡으면 어떻게 할래요?"
사기범 설득해 총책 정보, 주소, 피해자 명단 입수
'결정적 증거' 넘겼지만 경찰은 "우리 첩보로 검거"
김 씨 "너네들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말해주고파"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김성자 씨 (영화 '시민덕희' 실화 주인공)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영화 '시민덕희'가 개봉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관객 14만 명(26일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누구보다 영화 개봉을 반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화 속 라미란 배우의 실존 인물인 김성자 씨입니다. 2016년 경기도 화성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성자 씨는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입니다. 검찰 관계자와 은행원을 사칭한 사기 일당에 속아 여러 차례에 걸쳐 총 3200만원을 입금했습니다. 정신없이 이런 저런 말에 휘둘렸습니다. “00은행 서울 강남지점에 가서 박00이라는 직원을 찾으라”는 사기범의 말에 직접 지점을 찾아갔습니다. 그 이름을 가진 직원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김 씨는 “은행 앞에 은행원 이름과 사진이 있잖아요. 박00이가 없어요. 거기서 무너지더라고요. 경비 아저씨가 오더니 '왜 그러시냐?' 묻길래 박00이라는 직원 없냐고 물으니까 '또 당했네' 이러더라고요”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김 씨는 화성동부경찰서에 적극적인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고 합니다. 김 씨는 '미친X 취급을 받았다'고 표현했습니다. 김 씨는 "(경찰이) 아줌마는 가만히 있어보라고 하길래 내가 잡으면 어떡할래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때마침 사기 일당 중 한명이 김씨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김 씨는 이 사기범을 설득해 조직 총책의 인적 사항, 은신처 정보, 사무실 주소, 피해자 명단 같은 핵심 단서를 모았습니다. 이를 경찰에 전달했고, 경찰은 닷새 만에 조직원들을 검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성자 씨의 노력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첩보로 검거했다”고만 외부에 알렸습니다. 잠복하고 전화로 설득하고, 미온적인 경찰을 다그치며 결정적 단서까지 넘겨준 김성자 씨의 노력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김 씨는 사기범이 붙잡혔다는 소식도 경찰 통보가 아닌 뉴스 보도로 알게 됐습니다. 은행이나 경찰서에 붙어있던 '금융사기범 신고포상금 최대 1억원' 포스터가 생각났다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포상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바빠서 누락됐다.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무성의한 반응이었다고 김 씨는 회상했습니다. 김성자 씨는 경찰이 마지못해 제안한 그 100만원을 거절했습니다. 지금까지 사기범에게 빼앗긴 돈, 신고포상금, 노력에 대한 감사인사, 그 어떤 것도 받은 게 없습니다.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김성자 씨 (영화 '시민덕희' 실화 주인공)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영화 '시민덕희'가 개봉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관객 14만 명(26일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누구보다 영화 개봉을 반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화 속 라미란 배우의 실존 인물인 김성자 씨입니다. 2016년 경기도 화성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성자 씨는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입니다. 검찰 관계자와 은행원을 사칭한 사기 일당에 속아 여러 차례에 걸쳐 총 3200만원을 입금했습니다. 정신없이 이런 저런 말에 휘둘렸습니다. “00은행 서울 강남지점에 가서 박00이라는 직원을 찾으라”는 사기범의 말에 직접 지점을 찾아갔습니다. 그 이름을 가진 직원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김 씨는 “은행 앞에 은행원 이름과 사진이 있잖아요. 박00이가 없어요. 거기서 무너지더라고요. 경비 아저씨가 오더니 '왜 그러시냐?' 묻길래 박00이라는 직원 없냐고 물으니까 '또 당했네' 이러더라고요”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김 씨는 화성동부경찰서에 적극적인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고 합니다. 김 씨는 '미친X 취급을 받았다'고 표현했습니다. 김 씨는 "(경찰이) 아줌마는 가만히 있어보라고 하길래 내가 잡으면 어떡할래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때마침 사기 일당 중 한명이 김씨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김 씨는 이 사기범을 설득해 조직 총책의 인적 사항, 은신처 정보, 사무실 주소, 피해자 명단 같은 핵심 단서를 모았습니다. 이를 경찰에 전달했고, 경찰은 닷새 만에 조직원들을 검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성자 씨의 노력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첩보로 검거했다”고만 외부에 알렸습니다. 잠복하고 전화로 설득하고, 미온적인 경찰을 다그치며 결정적 단서까지 넘겨준 김성자 씨의 노력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김 씨는 사기범이 붙잡혔다는 소식도 경찰 통보가 아닌 뉴스 보도로 알게 됐습니다. 은행이나 경찰서에 붙어있던 '금융사기범 신고포상금 최대 1억원' 포스터가 생각났다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포상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바빠서 누락됐다.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무성의한 반응이었다고 김 씨는 회상했습니다. 김성자 씨는 경찰이 마지못해 제안한 그 100만원을 거절했습니다. 지금까지 사기범에게 빼앗긴 돈, 신고포상금, 노력에 대한 감사인사, 그 어떤 것도 받은 게 없습니다.
김 씨는 “범인 잡는 데 도움을 준 시민한테 예산이 없어서 돈을 못 준다면 나라에서 국민한테 사기 치는 거라고 생각해요. 경찰이 제 공을 가로챘으면 경찰이 시민한테 사기를 친 거고, 나라에 예산이 없어서 포상금이 안 나왔다? 100만 원이 됐든 200만 원 정당하게 줬으면 받았어요. 예산이 없으면 국민한테 사기 친 거지. 왜 은행마다 경찰서마다 1억 준다고 보상금 포스터를 붙였을까요?”
김성자 씨는 인터뷰 끝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보이스피싱이라는 게 누구도 당할 수 있는 거니까. 한 번만 더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침 삼키듯이 한 번만 뒤 돌아보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급하면 계속 당하더라고요. 그리고 경찰한테는 물론 좋은 경찰도 많지만, '너네들 그렇게 살면 안 돼' 그러고 싶어요. 국민이 월급 주지. 국민 무시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닌 분도 있지만, 그렇게 살면 안 돼요.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자기 눈에 피눈물 나고, 자식 키우는 사람들은 자식을 위해서 그러면 안 된다고 꼭 경종을 울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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