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뒷방 노인네 될뻔…‘서울의 봄’ 첫 60대 천만 감독의 역주행 어퍼컷 3[무비와치]

김범석 2024. 1. 2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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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이 지난 1월 25일 1,298만 명을 동원하며 '도둑들'을 제쳤다.

김성수 감독의 한때 홈그라운드는 싸이더스HQ. 영화 쪽으로는 차승재, 매니지먼트로는 정훈탁이 그의 뒷배였다.

액션 영화를 누구보다 좋아하고 무술감독보다 더 액션 안무와 동선을 잘 짜는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이번 영화로 본의 아니게 좌파 감독으로 좌표가 찍혔지만, 실제 그의 정치색은 무색무취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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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플러스엠 제공
사진=영화 ‘서울의 봄’/플러스엠 제공
사진=김성수 감독/뉴스엔DB

[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영화 ‘서울의 봄’이 지난 1월 25일 1,298만 명을 동원하며 ‘도둑들’을 제쳤다. 역대 9위이며 이 기세라면 이번 주말 1,300만을 찍는다. 국내 영화 중 1,300만을 넘긴 건 ‘명량’ ‘극한직업’ ‘신과 함께-죄와 벌’ ‘국제시장’ ‘베테랑’ 등 5편뿐이다. ‘서울의 봄’으로 자신의 구겨진 영화 인생을 보란 듯 다림질한 김성수 감독의 역주행 어퍼컷 비결 3.

◆ 60대 최고령 천만 감독

1961년생인 그는 63세. 후배들에 밀려 뒷방 노인네가 되기 쉬운 충무로의 척박한 풍토에서 용케 살아남았고 덕분에 최고령 천만 감독까지 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여실히 입증했다.

‘명량’ ‘국제시장’으로 각각 천만 감독이 된 김한민, 윤제균의 당시 나이는 불과 45세. 김성수 보다 두 살 많은 이준익 감독이 ‘왕의 남자’로 천만 테이프를 끊은 것도 47세였다. 50대는 찾아보기 힘들고 봉준호, 김용화, 류승완 등 대부분 업력의 포텐이 터지는 40대에 천만 감독이 됐다. 그런데 김성수는 환갑을 지나 샴페인이 터진 것이다.

이를 두고 영화계에선 “여전히 각본을 쓰는 현역 작가이고 실패한 경험들이 피와 살이 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OTT의 등장으로 지식재산권이 더욱 중시되는 요즘 IP를 확보하고 30년 이상 실패한 경험들이 약이 됐을 거라는 해석이다. 이른바 실패 경험의 자산화다.

1990년대 ‘비트’ ‘태양은 없다’로 주목받은 그는 밀레니엄을 맞아 ‘무사’ ‘영어완전정복’ ‘감기’ ‘아수라’ 등을 꾸준히 내놓았지만 주로 실패 쪽에 가까웠다. 특히 코미디 ‘영어완전정복’은 졸작이라는 냉담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맷값을 통해 자신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하게 됐고, 거친 남자들의 선 굵은 이야기에 집중해 ‘서울의 봄’을 일궈낼 수 있었다.

◆ 캐스팅 능력이 경쟁력

좋은 책이 캐스팅의 열쇠라지만, 모든 문이 그걸로만 열리진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 대본을 썼더라도 쌓아온 커리어가 부족하면 결국 자본에 포식당하게 돼 있고 송강호, 황정민이 절대 붙지 않는다.

그래서 프로의 세계에선 업력, 발자국이 중요하다. 오래 지켜보며 동고동락한 형님, 검증된 사람 주위엔 늘 황금 인맥이 진을 치는 이유다. 김성수 감독에게 정우성이 그랬고 황정민이 그랬다. 누구보다 영화에 대한 간절함을 서로 아는 산전수전 겪은 동지들이다.

김성수 감독의 한때 홈그라운드는 싸이더스HQ. 영화 쪽으로는 차승재, 매니지먼트로는 정훈탁이 그의 뒷배였다. 그는 이 파이프라인을 일회성으로 쓰기보단 평생 함께할 동지들을 만드는 데 주력했고 통했다. 그래서 투자가 막힐 때마다 정우성, 황정민이 해결사처럼 나서서 자본의 마중물 구실을 했다.

◆ 마초 반골 기질로 무장

“용장 밑에 약졸 없죠.” 지인들은 그를 이렇게 돌려 말한다. 그러나 이 포장지를 살짝 벗겨내면 ‘상남자’ ‘마초’ 같은 단어들이 등장한다. 세종대 영문과 1학년 시절, 병영 체험하던 문무대에 입소했을 때 일화는 유명하다. 거기서 만난 한양대 체육과 덩치들과 1대 8로 맞서 흠씬 두들겨 맞은 흑역사다.

그래서일까. 액션 영화를 누구보다 좋아하고 무술감독보다 더 액션 안무와 동선을 잘 짜는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비트’에서 정우성이 손 놓고 오토바이를 몰고, 양아치들의 개싸움이라도 ‘김성수가 연출하면 때깔이 다르다’라는 말이 이때부터 나왔다.

이번 영화로 본의 아니게 좌파 감독으로 좌표가 찍혔지만, 실제 그의 정치색은 무색무취라고 한다. 확실한 건 반골 기질이 강하다는 사실. 세종대 동기인 안판석, 유하 감독과 ‘반영화’라는 동아리 멤버였는데 이때 ‘반’의 뜻이 안티였다. 이런 반항 DNA 때문에 ‘개기는’ 후배들에게 오히려 관대하고 잘해주는 편이라고 한다. 물론 선 넘는 건 용납하지 않지만.

(사진=김성수 감독/뉴스엔DB, 영화 ‘서울의 봄’/플러스엠 제공)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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