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LG 아닌 팀은 생각하지 않아서…" 그래도 이적 결심한 이유, 김민성은 마지막을 불태우고 싶었다 [인터뷰]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선수로서 위치가 달랐어요."
이제 LG 아닌 롯데 김민성이다. 김민성이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사인앤드트레이드로 친정팀 복귀를 결정했다. 김민성은 롯데에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이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민성은 내심 LG에 남을 마음을 굳혔으나 롯데가 내야수 보강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상황 또한 빠르게 달라졌다. 25일 저녁 시간과 25일 밤의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26일 두 팀이 사인앤드트레이드를 발표했다. LG는 김민성과 최대 2+1년 9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5억 원, 인센티브 2억 원) 계약을 맺은 뒤, 롯데로부터 김민수를 영입하고 김민성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민성은 26일 오전 "캠프가 얼마 남지 않아서 바빠졌다. 구단(롯데)에서 연락도 오고, 캠프 가기 전에 부산도 한 번 내려가려고 한다. 스프링캠프는 아마 바로 합류할 것 같다. 늘 빨리 계약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싱거운 웃음을 지었다.
공교롭게도 김민성은 지난 FA 때도 사인앤드트레이드로 LG에 입단했다. 계약 완료 시점은 스프링캠프가 끝날 무렵인 2019년 3월 5일이었다. 김민성은 "다음 FA 때는 1등으로 계약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이번에도 해를 넘겼다.
그래도 캠프는 정상적으로 합류할 수 있다. 2019년의 김민성은 개인 훈련으로도 컨디션을 정상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막상 시즌을 치르고 또 이듬해 팀 훈련을 완주하고 나서는 마음이 바뀌었다. 스프링캠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번에는 캠프 전에 계약을 마쳐 다행이라고 했다.
LG와 도장을 찍으려던 차에 롯데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김민성은 "일단 좋은 조건으로 롯데에서 나를 필요로 했다. 양 팀 모두에 감사하다. 금액에 대해 말하기 보다는, LG와 롯데에서 나는 선수로 다른 위치에 있었다. 롯데에서는 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고, 커리어 마지막을 확실히 불태울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초반까지도 '고질병' 같았던 2루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양석환(두산 베어스)의 입대로 생긴 3루수 고민은 김민성 영입과 문보경의 성장으로 극복했는데, 2루수는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았다. 서건창 트레이드 영입은 오답으로 끝났다. 2022년 류지현 전 감독을 통해 김민성의 2루수 복귀 테스트가 시작됐고, 2023년 염경엽 감독이 이를 구체화했다. 김민성의 가치가 다시 살아난 것이다.
다만 LG는 김민성 아닌 대안도 생겼다. 상무에서 구본혁이 지난해 전역한 뒤 올해 캠프 합류를 앞두고 있고, 이영빈이 시즌 중 전역하는 만큼 '멀티 포지션 내야수'는 LG에서 중복 자원이 됐다. 반면 롯데는 안치홍이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을 택하면서 2루수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내부 자원 육성을 선택지에 두는 한편 2차 드래프트로 오선진과 최항이라는 2루수 자원을 영입했으나 여전히 뎁스에 목말랐다. 이 갈증이 김민성 영입으로 이어졌다.
김민성은 마지막까지 LG의 배려에 고맙다고 했다. "LG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어쨌든 계약이 지연됐는데 구단에서 배려를 안 해주셨다면 이런 조건에 계약하지도, 마지막을 불태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차명석 단장님이 기다려주시고 배려해주셔서 이뤄진 계약이다. 제안을 받고 현역 후 제2의 인생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겠다고 양해를 부탁드렸다. 이적으로 결론이 났지만 LG에 감사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LG 구단과 팬들에게 애정이 있었던 만큼 이적 결정도 쉽게 내릴 수 없었다고 했다. 김민성은 "그래서 막바지까지 고민이 많았다. 가족들과 상의도 했고, 일단 딸이 LG 아닌 팀을 생각하지 않더라. 그래서 더 신중하게 생각했다. 거의 막바지 단계에서 (LG 제안에)결정을 내리려는 와중에 롯데에서 연락이 왔고 사인앤드트레이드를 하게 됐다. LG에 남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롯데 단장님께서 연락을 주셨다"고 밝혔다.
롯데 팬들에게는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민성은 "김민수 선수가 하는 플레이를 많이 봤다. 어쨌든 나로 인해 이적을 하게 됐는데 예전에 내가 처음 트레이드됐을 때 생각이 나더라. 김민수 선수에 대해 기대도 하셨을 거고, 또 그래서 트레이드에 실망하셨을 수도 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가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캠프에 들어가고 시즌이 끝나면 내가 어떤 선수인지 롯데 팬들께서 판단해 주실 거다. (김민수의 이적을 아쉬워하는)그런 마음도 바뀌실 거라고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잘 뛰어보겠다.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으로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과 인연에 대해서는 "계약하면서 감독님 얘기는 못 들었다. 오다가다 인사한 정도 밖에 없지만 그래도 야구를 오래 하고 계속 현장에 계셨으니 나도 감독님을 알고 감독님도 나를 잘 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캠프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렇게 14년 만의 롯데 복귀가 결정됐다. 김민성은 "처음에 입단해서 선수 생활을 한 곳이니까 남다른 의미도 있고, 다시 부산 내려가려고 하니까 옛날 생각도 많이 난다. 보도자료에 들어갈 코멘트에 얘기했던 것처럼 부산의 응원 소리가 정말 생생하다. 이제는 연차가 쌓여서 돌아가는 거니까 어렸을 때 마음과는 조금 다르기도 하다"고 얘기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함께했던 선수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고. 박준혁 단장은 당시 롯데 직원이었다. 김민성은 "살짝 봤는데 (전)준우 형, (정)훈이 형 정도 밖에 없더라. 정확히 한 번 봐야할 것 같다. 단장님은 그때 롯데 자이언츠 구단 직원이었다. 그때부터 인연이 있었다"면서 "유강남도 있고 (김)상수 형, (진)해수 형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강남과 진해수는 LG에서, 김상수는 히어로즈에서 동료로 뛰었던 사이다.
롯데 이적을 결심한 가장 큰 배경이 출전 기회인 만큼 몸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했다. 김민성은 "꾸준히 개인훈련은 하고 있었다. 몸에 문제가 있거나 한 상태가 아니라 캠프에 합류해서 같이 훈련하면 기술적으로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수비 포지션에 대해서는 "주포지션이 2루는 아니었지만 재작년 류지현 감독님 아래서 2루수로 경험을 하기 시작했고, 작년에 염경엽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2루수로 많이 뛰었다. 이 2년간의 2루수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수들과 같이 경쟁해야겠지만 자신은 있다"고 밝혔다.
▶ 롯데가 본 김민성, LG가 본 김민수
김민성은 2007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이후 2010년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되었으며, 2019년에는 LG 트윈스로 이적하여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통산 타율 0.269, 1406안타, 131홈런, 725타점을 기록하는 등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시즌에는 유틸리티 내야수로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기여했다. 내야 4개 포지션 모두 선발 출전 경험이 있고, 100이닝 이상 소화했다. 2001년 이후로는 최초 기록이 확실하고 KBO리그 역대 유일한 기록이 될 수도 있다.
롯데는 "프로선수로서 책임감이 강하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김민성 선수가 젊은 선수단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성은 보도자료에서 롯데 구단을 통해 "먼저 롯데자이언츠로 돌아와서 감회가 새롭다. 부산 팬들의 응원 목소리가 생생하다. 진심으로 대하고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도 감사 드린다”며 “롯데에는 젊고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으니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공격과 수비에서 팀이 바라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열정적인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LG 트윈스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민수는 인천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2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지난 2023시즌까지 1군 통산 18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0, 106안타(3홈런), 38사사구, OPS 0.630(출루율 0.313, 장타율 0.317)을 기록했으며, 2군에서는 통산 3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252안타(37홈런), 163타점, 126사사구와 OPS 0.876(출루율 0.388, 장타율 0.488)을 남겼다.
LG는 김민수에 대해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경찰청에서 병역을 마쳤으며, 타격에서의 장점이 큰 내야수로서 핸들링이 우수하고, 준수한 송구 능력을 가지고 있는 유망주로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 LG 잔류가 최선→롯데 '사트' 상황이 달라졌다
김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같이 하고 싶고, 언제 은퇴하더라도 LG에서 하고 싶다. 거취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내년 내후년 LG의 우승 도전에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이전시 측에서도 스토브리그 초기에는 "LG 잔류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협상부터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LG는 내부 FA와 계약이 끝나지 않은데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선수단 연봉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만큼 베테랑 김민성과의 협상은 나중에 시작했다.
김민성 측에서는 LG의 '우선순위'를 감안해 협상 테이블이 늦게 차려진 점을 충분히 이해했다. 그런데 조건에 대한 협상의 여지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LG 측은 김민성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금액보다는 해외 지도자 연수 같은 '+@'에서만 협의가 이뤄졌다.
김민성 쪽은 협상 초기부터 사인앤드트레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다만 나머지 팀들이 확실하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한 구단이 문의 수준으로 접근했으나 협상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김민성의 LG 잔류가 유력해지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김민성과 롯데가 사인앤드트레이드를 조건으로 한 사실상의 FA 협상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와 롯데가 트레이드 논의를 시작한 것이 일주일 쯤 전이라고.
25일은 큰 파도가 몰아쳤다. 김민성이 롯데와 사인앤드트레이드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에 이어 김민수가 그 반대급부로 정해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LG 차명석 단장은 25일 오후 6시경 "사인앤드트레이드가 되려면 김민성이 롯데와 먼저 합의를 해야 한다. 아직 롯데와 어떻게 됐다고 얘기 들은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민성 쪽과 협상은 상당 기간 진전이 없었다고 했다. 차명석 단장은 "구단에서는 김민성 측에 우리가 생각하는 금액에 더해 지도자 연수 방안까지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최종안을 전달했고 그 뒤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했다.
김민성 측 에이전시 관계자는 "아직은 조심스럽다. 결론이 났다고 말할 시기는 아니"라면서 "롯데와는 아직 계약 조건에 대해 협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보도를 통해 롯데와 LG, 롯데와 김민성의 협상에 가속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위의 야구계 관계자는 26일 "LG와 롯데의 제안이 금액 면에서는 큰 차이가 아닌 것으로 안다. 롯데 역시 계약이 끝난 뒤 지도자 연수를 보장했고, 무엇보다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 이런 백업 없다, 2001년 이후 유일한 기록
김민성은 지난해 LG의 '슈퍼서브'이자 염경엽 감독의 선수단 구성에서 소금 같은 존재인 '백업주전(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량을 갖춘 백업 선수)였다. 히어로즈 시절 3루수로 뛰었고, LG 이적 후에도 한동안 3루 수비에 집중했지만 2022년을 시작으로 멀티 포지션 유틸리티가 됐다.
2022년 10월 1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8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것이다. 김민성이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2018년 4월 1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644일 만의 일이었다. 2021년 3경기에 교체 출전하며 '응급처치'를 맡은 적은 있지만 선발 라인업에 2루수로 들어간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었다.
LG는 2022년 외국인 타자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리오 루이즈, 로벨 가르시아를 기용했다. 두 선수 모두 2루 수비가 가능한 선수였지만 방망이에 문제가 있었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가르시아마저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 웨이버로 방출했다. '잊혔던' 김민성 2루수 카드를 다시 꺼내게 된 배경이다. 김민성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왼손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에 대응하기 위한 라인업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해에는 단순히 포지션 범위를 넓힌 정도가 아니라 KBO리그 역사에 남을 진기록을 세웠다. (KBO가 수비이닝 기록을 공개하고 있는)2001년 이후 내야 4개 포지션에서 모두 100이닝 이상 출전한 유일한 선수가 바로 김민성이다.
무엇보다 유격수 수비가 가능했던 덕분이다. 4월 7일 삼성전을 앞두고 오지환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민성이 유격수 자리에 들어갔다. 2017년 9월 6일 수원 kt전 이후 2039일 만의 유격수 선발 출전이었다. 김민성은 이 경기를 시작으로 오지환이 복귀하기까지 18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등 총 21경기에서 145이닝 동안 유격수를 맡았다.
#김민성 2023년 수비 포지션
2루수 45경기(선발 37경기) 280이닝
유격수 21경기(선발 18경기) 145이닝
3루수 27경기(선발 14경기) 135이닝
1루수 27경기(선발 10경기) 105⅔이닝
합계 112경기(선발 79경기) 665⅔이닝
이렇게 자신의 유틸리티 선수로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는 한편, 다시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가 온다면 기꺼이 도전할 준비가 돼 있었다. 김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주전으로 뛰겠다는)그 마음은 은퇴할 때까지 계속 진행형일 것 같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도, 늘 팀 상황에 맞게 준비하겠지만 풀타임 주전이 아닐지라도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야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때까지 계속 품고 있겠다"고 했다.
▶ 롯데→넥센→LG→롯데, 트레이드만 3번
김민성은 트레이드로만 세 차례 팀을 옮긴 이색 이력을 갖게 됐다. 게다가 이 가운데 두 번이 FA 신청 후 사인앤드트레이드다.
처음 입단한 팀은 롯데였다. 2007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그해 1군 데뷔전도 치렀다. 입단 3년째인 2009년에는 114경기에서 타율 0.248과 4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다 2010년 7월 황재균과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게 됐다. 황재균이 롯데로 이적했고, 김민성은 투수 김수화와 함께 넥센(키움)으로 건너갔다.
이때 '비공개 현금 트레이드'를 의심한 KBO가 트레이드 승인을 하루 보류하는 일이 있었다. 현금 트레이드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당시 히어로즈 구단은 KBO 가입금 문제로 경제적 위기에 놓여 있었다. '선수를 팔아 가입금을 낸다'는 의혹 탓에 트레이드 승인이 하루 미뤄졌다. 이 하루가 나비효과로 돌아와 김민성의 커리어에 치명타를 입혔다. FA 등록일수가 하루 부족해 FA 자격을 1년 늦게 얻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 트레이드는 현금이 포함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넥센에서는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꾸준히 2할 8푼 이상의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까지 기록했다. 2루수에서 3루수로 포지션으로 포지션을 옮겨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런데 넥센에서 앞서 트레이드 하루 지연으로 인해 FA 자격이 1년 늦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민성 측은 FA 자격과 공시를 인정해달라고 법적 조치를 취해봤으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결국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다.
1년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넥센은 2019년 시즌을 앞두고 김민성과 재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반면 LG는 양석환의 입대로 3루수가 급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내부에서 대안을 찾으면서 김민성의 사인앤드트레이드 영입을 꾸준히 추진했고 그 결과가 캠프 막바지에 나왔다. 3월 5일, 스프링캠프가 다 끝날 무렵이었다.
김민성은 나름 개인 훈련으로도 비시즌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장의 판단은 달랐다. 김민성을 1군이 아닌 퓨처스 팀으로 내려 '미니캠프'를 보내게 했다. 대신 양종민을 3월 23일 개막전 3루수로 낙점했다. 김민성의 LG 데뷔전은 4월 5일이었다.
LG에서는 차기 주전 3루수를 만들었다. 김민성의 자리를 문보경이 대신하게 됐지만 낙담하지 않았다. 문보경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기꺼이 전수했다. '요즘 선수들은 메신저보다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쓴다'는 얘기에, 어린 선수들과 소통하겠다며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열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선수로서 자신의 기량을 더 보여주고 싶은 강한 의지가 있었다. 이제는 롯데에서 그 마음을 결과로 보여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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