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거품 뺐더니 8만명 줄었다…부풀려진 노조 대표성 바로잡아야 [기자24시]

이윤식 기자(leeyunsik@mk.co.kr) 2024. 1. 2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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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가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을 5명 추천하겠다."

2021년 3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저임금위 근로자 위원 9명 중 4명을 추천해 오던 것에서 추천 규모를 늘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플랜트건설노조의 '거품'이 걷힌 점도 한몫했다.

민주노총은 노조법이 개정되면서 '종사 근로자' 개념이 도입된 것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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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가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을 5명 추천하겠다.”

2021년 3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저임금위 근로자 위원 9명 중 4명을 추천해 오던 것에서 추천 규모를 늘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자신들이 한국노총 조합원 수를 앞섰다며 ‘제1노총’ 지위를 요구한 것인데 불발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서대문역 부근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조 현황 통계를 보고 3년 전 일이 떠올랐다. 민주노총은 2021년 조합원 수를 121만명대로 신고했지만 2022년에는 조합원 수가 109만명대로 줄었다. 한국노총 역시 같은 기간 신고 조합원 수가 123만명대에서 112만명대로 줄었다.

양대 노총 조합원 수가 크게 감소한 데는 주로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고용부는 매년 1월 각 노조들로부터 전년도 조합원 현황 신고를 받는데 지난해에는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서 실체가 없거나 장기간 활동하지 않은 노조들을 걸러냈다. 이렇게 걸러진 ‘유령 노조’는 조합원 8만2800명 규모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플랜트건설노조의 ‘거품’이 걷힌 점도 한몫했다. 이 노조 조합원 신고 규모는 2021년 10만6000명에서 이듬해 2만9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민주노총은 노조법이 개정되면서 ‘종사 근로자’ 개념이 도입된 것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는 플랜트건설 근로자 특성상 종전까지는 노조 가입원서만 내면 모두 조합원으로 셌는데, 이제는 3개월 이상 계속 조합비를 낸 인원만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노조가 조합비도 제대로 내지 않는 사람들을 조합원으로 신고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3년 전 양 위원장의 제1노조 지위 요구는 이처럼 조합원 규모가 부풀려진 상태에서 이뤄졌다. 양대 노총이 조합원 거품 속 세 싸움을 하는 와중에 이들은 과다대표됐다.

윤석열 정부는 양대 노총이 양분하고 있는 주요 정부위원회 근로자 대표를 청년, 플랫폼 종사자, 미조직 근로자에게도 개방하려 하고 있다. 다양한 노조가 정직하게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인다면 노동개혁에 대한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윤식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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