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설탕이 아냐, 비 맞는다고 녹지 않는다”…외국선 군인 향한 존경, 한국선 포퓰리즘만 한가득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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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쏟아지는 폭우를 그대로 맞으며 크렘린궁 옆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2차 대전 중 군인들이 숱하게 희생됐는데 이 정도 비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미였다.
국가 정상이 군인들을 기리는 의식을 할 때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는 것은 푸틴이 처음은 아니다.
조국을 지킨 군인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비를 맞으며 그들 노고에 동참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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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정상이 군인들을 기리는 의식을 할 때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는 것은 푸틴이 처음은 아니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1961년 5월 31일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파리 개선문에 있는 무명용사 묘를 참배할 때도 비가 왔지만 둘은 우산을 쓰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09년 11월 11일 ‘퇴역장병 기념일(Veterans’ Day)’에 워싱턴DC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비를 맞으며 참배한 바 있다.
조국을 지킨 군인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비를 맞으며 그들 노고에 동참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국민 마음을 움직여 국가 통합을 이루는데도 군인 만큼 효과적인 소재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엔 선거 전략 중 하나로 군을 활용하기도 한다. 푸틴이 당시 맞은 장대비는 이듬해 2018년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을 향한 구애였다. 장기 집권 반대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푸틴은 군과 애국심을 활용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도 최근 군인 남편을 부각하는 일이 많다. 그녀 남편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방위군 소령으로 작년 6월 아프리카에 파병됐다. 지난달 경선 후보 토론에서 헤일리는 “대선 출마는 남편, 그리고 함께 복무하는 남녀 동료를 위해 결심한 것”이라며 “군인들 희생의 큰 의미를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가 각별한 미국에서 군인 남편의 해외 근무는 득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집권 여당이나 정부 당국자도 아닌 야당에서 이처럼 과한 복지 공약을 남발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감당할 재정 부담도 크지만 이렇게 안락함만 추구해서 나라가 제대로 지켜질지도 걱정된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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