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받았어?” “부모가 어떻게 그래”… 오해·편견에 두 번 우는 유족들 [숭고한 나눔 장기기증]

권승현 기자 2024. 1. 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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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유족들은 장기 기증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아직도 만연하다고 호소한다.

장기 기증자 유족 A 씨는 "집안 어른이 '너는 엄마가 돼서 어떻게 자식을 그렇게(장기 기증) 할 수가 있었느냐'고 했다"며 "어른들은 사람이 죽으면 (신체를) 다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걸 알지만, 마음은 계속 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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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족예우·인식개선 나서
시신복원 최선·장례비 지원 등
게티이미지뱅크

“장기 기증했다며. 얼마 받았어?” “너는 부모가 돼서 어떻게 자식의 오장육부를 들어낼 수가 있어?”

26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유족들은 장기 기증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아직도 만연하다고 호소한다. 가장 흔한 비수는 ‘어떻게 가족의 신체를 훼손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 장기 기증자 유족 A 씨는 “집안 어른이 ‘너는 엄마가 돼서 어떻게 자식을 그렇게(장기 기증) 할 수가 있었느냐’고 했다”며 “어른들은 사람이 죽으면 (신체를) 다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걸 알지만, 마음은 계속 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B 씨는 “(장기 기증한다고 하니까 남편이) 어차피 다 없어지고 가루밖에 안 남는데 하나라도 몸을 살려놔야지 왜 다 없애냐며 나더러 잔인하다고 했다”면서 “나는 오히려 ‘내 새끼 살리려고 하는 건데 왜 그게 이상한 거냐. 내가 낳았다. 내 피고 살이다’라면서 울부짖었다”고 전했다.

장기 기증의 대가로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는 오해도 있다. C 씨는 “친척 어른이 ‘기증하면 돈 많이 준다던데’라는 말을 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기 기증 유족들의 애도·극복 과정을 연구한 논문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의 애도 경험에 대한 이해’에 따르면 17세였던 외아들의 장기 기증을 선택한 D 씨는 “친구가 ‘장기 이식 비용이 1500만 원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내게 ‘네 아들은 장기를 많이 기증했으니까 1억 원 정도 받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고 연구진에 털어놨다. 보건 당국도 꾸준히 장기 기증에 대한 시민 의식을 바꾸고 유족들을 위한 예우를 개선하고 있다. ‘기증자 이송 예우 표준 매뉴얼’에 따르면, 의료진은 유가족들에게 기증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감사 묵념을 실시한 뒤 장기·조직을 적출해야 한다. 기증자의 시신은 훼손을 최소화하며, 복원 작업을 거친 뒤 가족에게 인도된다. 정부는 유가족에게 장례비 360만 원과 진료비를 180만 원까지 지원한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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