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없이 증오만 키운 최악 국회… ‘폭력’ 을 낳았다

민병기 기자 2024. 1. 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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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피습사건이 벌어지며 '증오 정치'를 종식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와 타협, 협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피습사건에 우리 사회가 충격을 받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배 의원을 대상으로 또다시 정치인 피습사건이 발생했다"며 "과연 무엇이 미성년 소년으로 하여금 국회의원에 증오가 담긴 폭력을 행사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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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국회 자성을”한목소리
진영 논리에 따른 정치양극화
사회도 극한적 대립관계 빠져
여야 “모든폭력 반대”외치지만
실제 정치문화 변화 쉽지 않아
습격 당시 25일 오후 5시 15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 중학생으로부터 습격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캡처 사진. 배현진 의원 측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피습사건이 벌어지며 ‘증오 정치’를 종식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와 타협, 협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야는 25일에 이어 26일에도 한목소리로 극한 대립을 거듭하는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역대 최악의 국회로 불리는 21대 국회에서 자성과 변화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정치 양극화로 사람들이 진영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며 사회가 극한적 대립관계로 빠져버린 것”이라며 “결국 제도적으로 힘이 있어도 이를 자제할 줄 알아야 하고 상호 존중이 필요한데, 지금 우리 정치엔 이 두 가지가 모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여당이다, 다수의석이다 해서 힘을 막 쓰는 게 표에 도움이 된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상호 존중과 대화, 포용, 자제의 가치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정무수석 문병 26일 오전 한오섭(가운데)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차순오(오른쪽) 정무1비서관 등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병문안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들어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도 “정치권이 뿌려놓고 키운 혐오 정치·정치 양극화의 여파”라며 “강성 지지층에 기대고 선동하는 극단주의를 자제하고 다수의 국민을 대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서로를 적대하는 극단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도 전날에 이어 한목소리를 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피습사건에 우리 사회가 충격을 받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배 의원을 대상으로 또다시 정치인 피습사건이 발생했다”며 “과연 무엇이 미성년 소년으로 하여금 국회의원에 증오가 담긴 폭력을 행사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치가 상대를 증오하고 잘못된 언어로 국민에게 그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 한 이런 불행한 사건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지금 바로 근본적 대책을 세우고 우리 정치권 전체가 공동의 노력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 민주주의는 만연한 폭력에 질식당할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증오의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사건을 ‘명백한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실제로 정치 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낼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예상이 많다. 당장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피습사건 관련 수사당국의 은폐·축소 의혹 관련 비판이 제기됐고 이와 관련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수사 축소·은폐 음모론은 애초 말도 안 되는 불량품”이라고 비판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만남도 이뤄지지 않고 거대야당은 걸핏하면 단독으로 법안처리를 하고 특검도 남발하는 역대 최악의 국회가 임기가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내다 버린 대화와 타협을 복원하자는 말을 누가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민병기·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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