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또 '정치인 테러'…혐오정치 악순환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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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3주 만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서울 도심에서 괴한에게 공격당하는 '정치인 테러'가 또 발생했다.
이번 습격이 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과 같이 정치 신념에 따른 습격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을 특정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3주 전 발생한 이 대표 흉기 피습에 혐오 정치 종식을 촉구했던 여야는 시간이 흐르자 이 사건을 두고도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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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팬덤 눈치 보며 증오 발언 쏟아내…타협의 정치문화가 해법"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3주 만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서울 도심에서 괴한에게 공격당하는 '정치인 테러'가 또 발생했다.
26일 배 의원 측과 경찰 등에 따르면 배 의원은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10대에게 돌덩이로 머리를 공격당했다. 습격범은 범행 전 배 의원에게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사건 발생 직후 배 의원 피습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며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습격이 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과 같이 정치 신념에 따른 습격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을 특정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잇단 정치 테러를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극단의 증오·혐오 정치를 이제는 끝낼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타협과 협치가 실종된 현재의 정치 문화가 이념이 다른 상대방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물리적인 공격까지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우리 정치는 사실상 바뀐 게 없다"며 "증오의 악순환이 정상적인 정치를 파괴할 정도에 이르기 전에 각 정당이 스스로를 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배 의원 사건은 명백한 정치 테러로 연초부터 이러한 불행한 일이 계속 발생하는 데 대해 당국에 특단의 대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행태의 테러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3주 전 발생한 이 대표 흉기 피습에 혐오 정치 종식을 촉구했던 여야는 시간이 흐르자 이 사건을 두고도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상대편에 대한 증오와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발언, 확인되지 않은 음모설 등이 나도는 정치권의 고질적인 병폐도 여전하다.
이 대표는 당무 복귀 일성으로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고, 민주당은 정부가 정치 테러를 축소 왜곡했다며 공세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나치 히틀러가 떠오른다"며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맞받아쳤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 대표를 겨냥해 "그 정도면 망상"이라며 날을 세웠다.
여야는 최근에도 중대재해처벌법 개정과 비례대표 선출 방식 등의 선거제 문제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갔고, 여전히 '이재명 사법 리스크',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으로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야 후보들의 외부 활동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혐오 정치 문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경호 강화 등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300명의 국회의원을 요인급으로 경호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각에선 경호 강화나 가해자 처벌 강화가 제도화되면 자칫 국회의원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지지층 집결을 목적으로 쏟아내는 날선 메시지를 자제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 문화를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의 감성화가 낳은 괴물인 팬덤과 팬덤의 눈치를 보는 정치인 구조가 다시 정치의 감성화를 낳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정치가 실종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사회적·정치적 양극화가 심하다"면서 "화해, 설득, 대화, 타협이라는 정치 문화 형성이 이러한 비극을 막을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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