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노인 무임승차로 적자”에 노인회 회장 “지하철 우리가 만들어”
김호일 “적자와는 무관···노인 건강에 효과적”
개혁신당의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공약을 놓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이 26일 라디오에 출연해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자본 잠식 위험을 받는 지하철 적자 누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과 역세권이나 대도시권에 안사는 노인들도 공정하게 혜택을 받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무임승차와 지하철 적자는 상관이 없고 무임승차가 노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은 최근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를 폐지하고, 대신 모든 노인에게 지하철과 버스,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월 1만원의 선불카드를 주고, 노인에게 40%의 할인 혜택을 준다는 정책을 내놨다. 이에 김 회장은 “(이 대표가) 결혼 안하고 애 안낳아서 세상 물정 모른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회장과 한 토론하며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가 전두환 대통령 때 도입됐는데, 지금은 노인 인구 비율이 크게 차이나 지하철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좀 있으면 자본 잠식까지 가서 국세 지원이 들어가는데 정치인들이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현 제도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 역세권이나 대도시권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제 값 다 내고 대중교통 이용한다”며 “연 12만원, 40% 할인 대안이 상당히 합리적이라 평가하는 교통 전문가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지하철 적자하고 노인 무임승차는 상관이 없다. 전기료는 사람이 탔든 안 탔든 똑같다”며 “적자 요인은 요금이 싸다든지 방만한 경영을 통해 필요 없는 인건비가 나가든지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사람이 많이 타면 실제 운행 시 전기 요금이 차이난다”며 “화장실 청소, 안내, 쓰레기 치우는 비용, 엘리베이터 운행 비용 등 승객에 비례해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재반박하자 김 회장은 “중간관리청이 많고, 연봉 8000만원인데 툭 하면 파업하고 임금 올려주라고, 적자인데 왜 그렇게 하나. 낮에 지하철 텅텅 비어 다니는데, 거기 노인 탔다고 무슨 적자가 난다고”라고 맞섰다. 김 회장은 “우리는 요금이 너무 싸다. 지하철에 단순 업무인데 너무 직원이 많다”며 “전산화를 최대한 활용해 인원을 줄여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고 요금은 올려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요금 인상이 얼마나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르셔서 그런다”며 “이 방송을 듣는 젊은 세대에게 노인 무임승차를 유지하기 위해 2200원대까지 지하철 요금을 올리자고 주장하시는 게 아니라면 수송원가 얘기하시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적자 요인을 찾아 국가가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김 회장은 “어린이나 장애인도 무료인데 툭 하면 노인 때문에 문제가 된다”라며 “노인들이 광부나 간호사, 월남전 참전해서 달러 벌어서 그 돈으로 박정희 대통령, 이 지하철 만든 사람들이 노인”이라고 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10대 경제강국을 만든 노인에게 국가유공자 차원에서 우대하는 건데 하지 말자는 건 안되는 이야기”라며 “다른 나라도 영국이나 프랑스는 100% 면제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또 “만 원이면 한 달에 3회 정도만 외출하라고 방콕을 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얘기”라며 “가만히 있으면 노인 건강이 얼마나 나빠지나. 지하철 타니 연 4000억원 정도 의료비 절감이 나 국가의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월 1만원이면 세 번만 다닌다는 주장은, 기초연금 월 30만원이면 30만원만 쓰라는 거냐고 하는 거랑 비슷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교통보조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순천에서 매일 버스로 출퇴근하는 분은 연간 60만~70만원 버스비를 아무 지원없이 내는데, (우리 정책 혜택을 받으면) 지금 비용의 절반 정도만 내면 된다”며 “지방에 계신 분들에게도 혜택이 가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노인 갈라치기, 포퓰리즘이란 공약이란 청취자의 지적에 “뭘 자꾸 드린다고, 오히려 버스도 무상화하겠다 그래야 포퓰리즘”이라며 “갈라치기라고 하기엔 보편적인 노인 교통복지 공약이라, 손해 보는 분들이 역세권 거주하는 분들 정도인데, 이 정도 복지 재구조화를 갈라치기라고 하면 연금개혁 등 개혁 아젠다를 다루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때문에 파생된 문제도 있다. 저희 동네 당고개역에 사는 분이 1km 거리에 있는 상계중앙시장 가시는 비용보다 경동시장 가시는 비용이 싸다. 이용하는 상권도 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4호선 51개 지하철역 중에 가장 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역은 경마장역”이라며 “이게 젊은 세대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모든 국민에게 도움되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정치를 해야지, 주는 복지도 후퇴시키자 하면 그런 당을 뭐하러 만드나”라고 개혁신당을 비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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