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팬 등친 돈 5억원 도박 탕진 前축구선수…2심도 징역 3년

거짓말로 받은 돈 스포츠 도박 등에 탕진
피해자 7명에게서 5억7000만원 가로채
1심에서도 징역 3년 선고…항소심 동일

[서울=뉴시스] 재력가 행세를 하며 연인과 팬들을 속여 받은 돈을 스포츠 도박 등에 탕진한 전직 프로 축구선수가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024.0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재력가 행세를 하며 연인과 팬들을 속여 돈을 받아낸 전직 프로 축구선수가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강영훈)는 26일 오전 10시께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직 축구선수 김모(38)씨에게 원심의 징역 3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윤모씨에 대한 부분을 분리해, 형을 선고해야 하기 때문에 징역 3년을 유지하되 형을 나눠서 선고한다"며 "윤모씨에 대한 부분을 징역 2년,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한 부분을 징역 2년10개월에 처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1심 법원은 지난해 10월20일 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6년을 구형했고, 1심 징역 3년 선고에 김씨와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12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지난 2022년 7월까지 연인, 현역 시절 팬 등 피해자 7명에게 병원비나 사업비 명목으로 5억7000만원가량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재력가 행세를 하거나, 현직 운동선수를 알고 있어 경기 결과 등을 맞추는 게임에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식으로 속여 범행을 저질렀다.

전직 프로축구선수였던 김씨는 지난 2017년 은퇴 후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스포츠 토토' 도박을 하며 재산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각종 친목, 운동모임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특히 김씨는 자신의 선수 경력을 소개하며 프로축구 구단 스카우터로 일하고 있다거나 고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과 연인 관계 등을 맺은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이 필요하다" "나는 전직 축구선수이기 때문에 스포츠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승패를 알 수 있는 배구 게임이 있는데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챙겨주겠다" 등의 거짓말을 해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받아냈다.

김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7명에게서 총 130여회에 걸쳐 약 5억7368만원을 편취했다. 편취금은 자신의 개인적인 채무변제 또는 스포츠 토토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김씨는 지난 2004년 프로축구 구단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 후 부산교통공사 축구단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6월에도 사기 혐의로 징역 3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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