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작년 매출 33.7조 ‘사상최대’

영업익 2.1조로 전년대비 78% 증가
전기차 수요부진에 성장세는 둔화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시장 성장세 등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을 달성했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직전 분기 대비 하락하는 등 성장세는 큰 폭으로 꺾이는 양상이다. 실적 공개를 앞둔 삼성SDI와 SK온 등 다른 배터리 업체들도 부진한 성적을 거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국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33조7455억 원, 영업이익 2조1632억 원을 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25조5986억 원)은 31.8%, 영업이익(1조2137억 원)은 78.2%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북미 지역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2년 연속 3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갔으며, 영업이익 또한 물류비 절감, 수율 및 생산성 향상 등 원가개선 노력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혜택을 통해 전년 대비 78% 상승했다”며 “올해 전기차 시장은 약 20% 중반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성장세는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매출 8조14억 원, 영업이익 338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7%, 영업이익은 53.7% 줄었다. 특히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에 따른 세제 혜택 금액이 2501억 원에 달해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881억 원에 불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감소세가 예상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른 배터리 업체의 실적 둔화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5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8.4% 감소한 수준이다. 당초 흑자 전환 전망이 나왔던 SK온 역시 글로벌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