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좀 하자” 원희룡 차 멈춰 세운 70대 집행유예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9월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면담을 요청하며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의 차량을 멈춰 세우고 위협한 70대 남성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판사는 지난 11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최아무개(70)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2월23일 아침 7시10분께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정문에서 원 전 장관이 탄 관용차가 정문 밖으로 이동하려는 것을 보고 차량을 막아선 뒤 “내려서 얘기 좀 하자, 나를 치고 가라, 마음대로 하라”며 막아선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지만 최씨는 차로에서 나오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고 계속해서 장관 면담을 요청하며 소리를 질렀다. 관용차 앞쪽 바닥에 자신이 쓰고 있던 헬멧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실랑이는 15분가량 이어졌다.

최씨는 국토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공공주택사업을 반대하는 단체에서 활동하던 회원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국토부 사무관의 장관 수행 보좌 등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최씨를 기소했다.

정 판사는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국가 공권력을 경시하는 범죄로 처벌의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최씨가 폭력 관련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은 공공주택사업에 반대하는 토지소유자인 피고인이 위 사업에 대한 토지소유자들의 의견을 들어 달라면서 원 전 장관의 면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여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