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보너스` vs `13월의 참사`…왜 나만?

블라인드·카톡 단톡방, 연말정산 결과로 '후끈'
"환급시 이자도 지급해야" 주장도

블라인드에 올라온 어느 직장인의 연말정산 가계산 결과.

#모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는 새내기 직장인 A(28) 씨. 그는 생애 첫 연말정산을 앞두고 기대감과 초조함에 시달렸다. "과연 나도 연말정산에서 환급을 받을 수 있을까?". 연말정산앱을 통해 소득을 입력하고 국세청 과세자료를 넣은 결과, 120만원을 돌려 받은 것으로 나왔다. 그는 "아직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뿌듯하다"고 말했다. A 씨는 대학 친구와 선배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연말정산 내역 화면을 캡처해 올려 자랑을 했다.

#A 씨의 1년 선배인 2년차 직장인 B(29) 씨. 그는 A 씨의 환급 소식에 재빨리 연말정산앱을 통해 환급액을 알아봤다. 그 역시 100만원 대 환급을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52만3000원을 더 내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럴리가 없어." 혹시나 잘못 입력했나 해서 몇번을 다시 시도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A 씨와 B 씨의 차이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액에서 차이가 있었다. B 씨는 "차라리 매달 세금을 더 떼든지, 토해 내려니 기분이 영 좋지 않다"고 단톡방에 올렸다.

13월의 보너스냐? 13월의 참사냐?

연말정산이 본격 진행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MZ세대 직장인들은 블라인드나 단톡방은 연말정산 가계산 결과로 후끈하다. 역시 가장 핫이슈는 돌려받느냐, 아니면 더 내야하는가이다.

연말 환급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다.

국세청은 연소득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정하고 이에 따른 세액을 정한다. 연말에 한꺼번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몇 달치 월급을 한꺼번에 세금으로 내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미리 매달 월급을 감안해 미리 세금을 떼고, 연말에 정산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세금을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떼는 일이 발생한다.

연말정산을 통해 환급을 받는 것은 자기가 미리 낸 세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추가로 받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세금을 이자 한푼없이 미리 내는 셈이 된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3%대 중반이다. 그 만큼의 이자이익을 손해보게 되는 것이다.

직장인 C 씨는 "1년 동안 예금에 넣어도 목돈은 아니더라도 이자수익 생기는 데, 결국 이자를 못받는 격이니 손해"라면서 "세금을 체납하면 고율의 연체이자가 붙는데, 미리 더 많이 떼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이자를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