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사자 사냥 방해한 개미, 얼룩말을 살렸다

곽윤섭 기자 2024. 1.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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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에프페 통신은 2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큰머리개미가 불러온 생태계의 연쇄반응"이란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미국 와이오밍대 연구팀은 20년 전에 중부 케냐의 사바나에 들어온 큰머리 개미가 이 지역 사자들의 사냥습관을 바꾸게 된 원인을 밝혀냈다.

기존 개미들과 달리 땅속에 사는 큰머리개미들의 아카시아 숲이 급속히 줄어들었고 이는 사자의 사냥 패턴변화로 이어졌다.

큰머리개미가 얼룩말을 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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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머리개미(Pheidole megacephala) 미국에서는 큰머리개미, 호주에선 해안갈색개미로 알려졌다. 세계 최악의 침입개미 종류의 하나. 위키피디아.

아에프페 통신은 2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큰머리개미가 불러온 생태계의 연쇄반응”이란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미국 와이오밍대 연구팀은 20년 전에 중부 케냐의 사바나에 들어온 큰머리 개미가 이 지역 사자들의 사냥습관을 바꾸게 된 원인을 밝혀냈다. 인도양의 한 섬에서 시작해 사람들과 물류의 움직임을 따라 아프리카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큰머리개미는 강한 공격성으로 기존에 있던 개미들을 몰아내고 아카시아 숲을 차지했다. 가시가 많은 이 아카시아들은 기존의 개미와 공생관계를 맺고 있었다. 나무는 가시로 새들의 접근을 막으면서 개미들에게 은신처와 먹이를 제공했다. 개미들은 배고픈 코끼리들이 나무를 먹는 것을 막기 위해 날카로운 입을 사용했다.

그러나 큰머리개미들이 들어오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기존 개미들과 달리 땅속에 사는 큰머리개미들의 아카시아 숲이 급속히 줄어들었고 이는 사자의 사냥 패턴변화로 이어졌다. 사자가 얼룩말을 사냥할 때 아카시아들 사이에서 매복했는데 나무가 줄어들면서 숨을 곳이 없어진 것이다. 얼룩말의 감소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큰머리개미가 얼룩말을 살린 것이다. 대신 사자들은 사냥 패턴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무리를 지어 버펄로를 사냥하게 된 것이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버펄로가 사자에 잡아먹히는 비율이 0%에서 42%로 높아졌다. 연구진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사냥 패턴 변화로 인한 사자의 식습관 변화가 또 어떤 연쇄반응을 불러올지, 무슨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와이오밍 대학교에서 25일에 공개한 사진. 2023년 6월24일 케냐의 사바나 풍경. 25일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약 20년 전 케냐 사바나에 큰머리개미가 들어와 사자의 사냥 방식이 바뀌었고, 이는 작은 변화도 자연계에 극적이고 종종 예상치 못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팻 밀리건 사진. AFP 연합뉴스
와이오밍 대학교가 25일에 공개한 사진. 사자들이 케냐의 사바나 지역을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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