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사회 정착 도와주세요"…북한이탈주민 간담회
“혼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작은 거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녀학습비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북한이탈주민 김모씨는 25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도 행정2부지사와 함께하는 북한이탈주민 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씨는 “애들이 어려서 부득이 안정적 취업이 어려워 현재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교육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밝혔다.
간담회는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 지원을 위해 이들이 정착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듣는 소통·공감의 장으로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오후석 행정2부지사와 북한이탈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자녀교육 지원을 꾸준히 했으면 한다. 엄마와 애들이같이 하는 프로그램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자격을 취득해도 애가 있어서 일할 수가 없다. 애들을 키우는 북한이탈주민이 많은데 좀 더 많은 시간을 맡길 수 있는 시설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자녀가 셋이어서 취업해야 하는데 지역아동센터 돌봄의 확대가 필요하다. 자녀가 학교 진학할 때마다 교복비용이 크다”며 교육여건 개선에 한목소리를 냈다.
20대의 한 북한이탈주민은 “중국에서 대학교 1년을 다니다가 왔는데, 편입학을 하려니 다시 수능을 봐야 한다”며 학습에 대한 고충을 호소했다.
자격증 취득과 공무원 채용에 관한 의견도 나왔다. 이들은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려는데 교육시설이 멀어 비용과 시간이 부담된다”며 취업기관 확대를 요청하고 “통일되면 우리 같은 고향 출신들이 공무원들이 더 많은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공무원을 많이 채용해줬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심리상담 및 치료, 복지와 관련, 참석자들은 “정착한 지 오래됐다고 치료비 지원이 안 된다. 심리적 우울증이 심해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렵고 상대와 대화가 두렵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 특성상 한부모 가정, 홀로된 어르신들이 많아 이들을 위한 간병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고령의 무연고로 돌아가시면 빈소를 마련해 장례를 치르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경기도에는 지난해 말 기준 북한이탈주민 1만1천26명이 거주하고 있다. 도는 올해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예산 27억2천500만원을 편성, 4개 분야 13개 지원정책을 추진한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여러분이 사회정착 한 걸음 한 걸음 얼마나 고단하고 외로운 길을 가고 있는지 이해하며 경기도가 늘 함께하는 마음”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주셨으니 충분히 검토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학 기자 ch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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