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어 중학생까지 잇단 테러…與 “증오정치 멈춰야” 野 “모든 폭력 반대”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범은 60대였다.
이 대표 피습후 23일 만에 정치인을 노린 테러가 다시 발생하자 총선을 앞둔 정치권엔 비상이 걸렸다.
제 22대 4.10 총선을 76일 앞두고 다수 시민들을 접촉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배 의원의 피습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정치가 상대를 증오하고 잘못된 언어로 국민에게도 그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 한 이런 불행한 사건은 계속해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음모론, 혐오표현, 근거 없는 비방, 가짜뉴스 선동 같은 언어적 폭력은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1대 국회에서 증오의 정치는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대책 마련도 예고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유사한 모방범죄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며 “이런 문제를 포함해 월요일(29일)에 당 행정안전위원, 경찰청장과 같이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한민국 사회에 증오와 혐오가 만연하다는 걱정이 든다”면서 “특정인에게 신원을 두 번 확인하고 나서 바로 뒤에서 가격하는 그 잔인한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증오, 혐오 정서가 깔려 있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도 배 의원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당국의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명백한 정치테러란 사실이 분명하다. 연초부터 이런 연이어 불행한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 당국의 특단의 대책을 다시 촉구한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형태와 폭력에 대해 반대한다. 민주당은 혐오에 반대하는 국민과의 연대를 더 크게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우리나라 정치가 전쟁이고, 지켜보는 국민들도 같이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책과 의견이 아니라 증오·폭력·피습으로 상대가 죽을 때까지 공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A군은 전날 오후 5시18분께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건물 앞 길에서 배 의원을 둔기로 공격해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냐”고 2차례 물은 후 배 의원이 맞다고 답하자 배 의원의 머리를 10여 차례 이상 가격했다고 한다.
피습 장소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군을 특수폭행 혐의로 체포해 강남경찰서로 압송한 후 조사했다. A씨는 현장에서 자신이 15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현장 인근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원은 피습 직후 서울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배 의원은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배 의원이 입원한 서울 순천향대학병원 측은 “단독으로 CT촬영을 하고 1㎝ 정도의 두피 열상에 대해 1차 봉합을 했으며 두피 내 출혈이나 골절 소견은 없다”며 배 의원이 병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가 아직 미성년자인 점, 그리고 현재 건강상태를 고려해 A군을 이날 새벽 응급입원 조치했다고 밝혔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 가운데 자신 또는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고, 다른 입원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의사와 경찰 동의를 받아 72시간 이내 정신의료기관에 강제 입원시키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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