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말고 협력하라…AI시대 직업 생존술[The 5]

하어영 기자 2024. 1. 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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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 The 5]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갈 당신을 위한 안내서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IT전문저널리스트인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이 진행하는 ‘인공지능시대의 진로와 미래’ 대면수업이 궁금하다면 ‘휘클리 심화반’을 신청해보세요.

지난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 일자리 60%가 인공지능(AI)에 노출돼 있으며 그중 절반은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이 등장 1년2개월 만에 빠른 속도로 사람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비관론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 22일 미국 시엔엔(CNN)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팀이 “인간의 업무 중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의 23%만 인공지능을 쓰는 게 효율적”이란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는데요.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얼마나 빼앗을까요? 불안한 인간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은 뭘까요? 구본권 한겨레신문 사람과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인공지능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예측이 다 다릅니다.

구본권 기자: 지금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은 기본적으로는 부정적입니다. 큰 틀에서 인공지능 영향을 받는 직업에 있는 사람들이 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에요. 인공지능은 사람의 업무를 세분화한 다음 그 안의 반복 업무를 대체할 거예요. 감정노동과 같은 일정 부분은 남을 거고요.

마트 계산원을 예로 들어볼게요. 인공지능 사용이 어려운 일부 노인이나 장애인 같은 취약계층을 대면해야 하는 업무는 사람이 직접 하는 게 나을 거예요. 나머지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광범위하게 대체될 겁니다.

[The 2] 고학력·고숙련 직업이 더 타격을 받을 거란 예측도 있어요. 그럴까요?

구본권 기자: 네. IMF는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자동화와 정보기술의 발전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에 영향을 미쳤지만, 인공지능은 고학력·고숙련 노동자의 일자리에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구별된다”고 밝혔습니다.

근데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없어질 직업으로 의사를 꼽고 있어요. 진단방사선과가 대표적이죠. 의사의 눈보다 인공지능의 분석이 더 정확하니까요. 하지만 현실에서 진단방사선과는 여전히 가장 인기 많은 의대 전공 중 하나예요. 이유는 간단해요. 의사가 인공지능과 경쟁하지 않고 오히려 인공지능을 이용해 판독하면서 진단율(병을 정확히 판단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에요. 의사들이 가만있지 않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거죠.

AI 글쓰기에 반대하는 미국 작가노조 조합원. AP 연합뉴스

[The 3] 늘어나는 일자리도 있어요?

구본권 기자: 물론이죠. 인공지능은 엄청난 이윤을 만들어 낼 거예요. 인간은 돈을 벌면, 써야 하잖아요. 그러면 무언가 관련 직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니까요.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는 데이터 분석가라고 해요. 쿠팡이든 메타든 데이터 과학자가 인간의 욕망을 분석하고 서비스를 만들어내잖아요. 요즘 날씨가 춥잖아요. 거리에서 점퍼 입은 반려동물을 본 적 있죠? ‘개모차’는 말할 것도 없고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반려동물은 많았지만 관련 산업이 이렇게 성장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어요. 근데 누군가가 그 욕망을 발견했고, 그걸 상품으로 생산했고, 거기에서 일자리가 생긴 거예요.

[The 4]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네요.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하나요?

구본권 기자: 인공지능 발전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거예요. 변화의 범위도 넓어질 거고요. 지금까지 기득권을 오래 누려온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화이트칼라 직업도 대체될 겁니다. 불안에서 자유로운 직업은 없어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공지능시대에 필요한 지식과 역량이겠죠. 지금까지 의무교육으로 읽기·쓰기·셈하기를 가르쳤다면, 이젠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문해력(AI 리터러시)을 가르쳐야 해요.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태도,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중요합니다.

[The 5] 사람마다 능력이 다 다르잖아요. 개인에게만 적응할 책임을 강조해도 될까요?

구본권 기자: 맞아요. 사람마다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다를 수 있고, 입장도 처지도 다를 거예요.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 인공지능시대에 필요한 사회적 안전망과 기본소득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근데 우리가 너무 비관적일 필요도 없어요. 잊지 말아야 할 건 인공지능이 인간의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2026년이면 지금의 인공지능이 학습해야 할 데이터가 지구에 남지 않는다고 해요. 인간 문명에 대해 더 공부할 게 없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누구도 그 이후에 어떻게 된다고 말하긴 어려워요.

▶▶[The 5]에 다 담지 못한 생성 인공지능의 특성과 위험성, 각국의 규제 현황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하기.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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