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말고 협력하라…AI시대 직업 생존술[The 5]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IT전문저널리스트인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이 진행하는 ‘인공지능시대의 진로와 미래’ 대면수업이 궁금하다면 ‘휘클리 심화반’을 신청해보세요.
지난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 일자리 60%가 인공지능(AI)에 노출돼 있으며 그중 절반은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이 등장 1년2개월 만에 빠른 속도로 사람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비관론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 22일 미국 시엔엔(CNN)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팀이 “인간의 업무 중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의 23%만 인공지능을 쓰는 게 효율적”이란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는데요.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얼마나 빼앗을까요? 불안한 인간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은 뭘까요? 구본권 한겨레신문 사람과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인공지능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예측이 다 다릅니다.
구본권 기자: 지금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은 기본적으로는 부정적입니다. 큰 틀에서 인공지능 영향을 받는 직업에 있는 사람들이 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에요. 인공지능은 사람의 업무를 세분화한 다음 그 안의 반복 업무를 대체할 거예요. 감정노동과 같은 일정 부분은 남을 거고요.
마트 계산원을 예로 들어볼게요. 인공지능 사용이 어려운 일부 노인이나 장애인 같은 취약계층을 대면해야 하는 업무는 사람이 직접 하는 게 나을 거예요. 나머지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광범위하게 대체될 겁니다.
[The 2] 고학력·고숙련 직업이 더 타격을 받을 거란 예측도 있어요. 그럴까요?
구본권 기자: 네. IMF는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자동화와 정보기술의 발전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에 영향을 미쳤지만, 인공지능은 고학력·고숙련 노동자의 일자리에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구별된다”고 밝혔습니다.
근데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없어질 직업으로 의사를 꼽고 있어요. 진단방사선과가 대표적이죠. 의사의 눈보다 인공지능의 분석이 더 정확하니까요. 하지만 현실에서 진단방사선과는 여전히 가장 인기 많은 의대 전공 중 하나예요. 이유는 간단해요. 의사가 인공지능과 경쟁하지 않고 오히려 인공지능을 이용해 판독하면서 진단율(병을 정확히 판단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에요. 의사들이 가만있지 않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거죠.
[The 3] 늘어나는 일자리도 있어요?
구본권 기자: 물론이죠. 인공지능은 엄청난 이윤을 만들어 낼 거예요. 인간은 돈을 벌면, 써야 하잖아요. 그러면 무언가 관련 직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니까요.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는 데이터 분석가라고 해요. 쿠팡이든 메타든 데이터 과학자가 인간의 욕망을 분석하고 서비스를 만들어내잖아요. 요즘 날씨가 춥잖아요. 거리에서 점퍼 입은 반려동물을 본 적 있죠? ‘개모차’는 말할 것도 없고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반려동물은 많았지만 관련 산업이 이렇게 성장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어요. 근데 누군가가 그 욕망을 발견했고, 그걸 상품으로 생산했고, 거기에서 일자리가 생긴 거예요.
[The 4]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네요.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하나요?
구본권 기자: 인공지능 발전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거예요. 변화의 범위도 넓어질 거고요. 지금까지 기득권을 오래 누려온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화이트칼라 직업도 대체될 겁니다. 불안에서 자유로운 직업은 없어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공지능시대에 필요한 지식과 역량이겠죠. 지금까지 의무교육으로 읽기·쓰기·셈하기를 가르쳤다면, 이젠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문해력(AI 리터러시)을 가르쳐야 해요.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태도,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중요합니다.
[The 5] 사람마다 능력이 다 다르잖아요. 개인에게만 적응할 책임을 강조해도 될까요?
구본권 기자: 맞아요. 사람마다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다를 수 있고, 입장도 처지도 다를 거예요.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 인공지능시대에 필요한 사회적 안전망과 기본소득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근데 우리가 너무 비관적일 필요도 없어요. 잊지 말아야 할 건 인공지능이 인간의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2026년이면 지금의 인공지능이 학습해야 할 데이터가 지구에 남지 않는다고 해요. 인간 문명에 대해 더 공부할 게 없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누구도 그 이후에 어떻게 된다고 말하긴 어려워요.
▶▶[The 5]에 다 담지 못한 생성 인공지능의 특성과 위험성, 각국의 규제 현황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하기.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전장연 박경석의 자부심… “고통스러워도, 고통이 기쁨 아닌가”
- “검찰, 실제 교통사고를 거짓말이라 기록”…미투 6년 서지현의 시간
- ‘구속영장’ 김종국 기아 감독…후원업체서 억대 금품수수 혐의
- 고 이선균 주연 ‘잠’ 제라르메 영화제 대상
- ‘사법농단 수사팀장’ 한동훈, 무죄 판결에 “후에 여러 평가 있을 것”
- 경찰 “배현진 공격 중학생 PC 분석중…부모 법조인 아냐”
- 4월에 가는 푸바오, 중국과 사이 좋아지면 돌아올 수도 있나요
- “‘군필 여성’만 경찰·소방관 채용”…이준석 개혁신당 ‘이대남 공약’
- 북,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핵무장 절박”
- “엄마한테 전화해줘” 스토킹살인 피해자 6살 딸, 이제야 입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