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위 팀에 이 꼴이라니..." 클린스만호 역대급 졸전에 중국이 대리 수치심 느꼈다 [아시안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말레이시아전 무승부에 중국 언론이 대리 수치심을 느꼈다.
중국 매체 시나닷컴은 26일(한국시간)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굴욕적인 경기를 펼쳤고 말레이시아는 17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3으로 비겼다. 1승 2무(승점 5)로 바레인(2승 1패·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격돌한다.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비판을 피할 수 없는 형편없는 경기력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만 봐도 한국은 23위로 130위의 말레이시아보다 한참 앞서 있었다. 선수단 면면에서 양 팀은 비교도 안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파가 다수 포함된 초호화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원톱을 맡고 손흥민(토트넘)-이재성(마인츠)-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중원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가 맡았다. 포백은 왼쪽부터 설영우(울산 현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 현대), 김태환(전북현대), 골키퍼는 조현우(울산 현대)였다. 그에 반해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대런 룩(페탈링 자야 시티), 파이살 압둘 할림(슬랭고르), 아리프 아이만(조호르 다룰)으로 이뤄진 스리톱 정도였다.
아무리 공은 둥글다지만, 보통 낙승이 예상돼야 하는 경기. 전반 21분 비디오판독(VAR) 끝에 인정받은 정우영의 골로 한국이 리드를 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서는 말레이시아 내내 시종일관 끌려갔다. 후반 6분 황인범의 미스로 시작된 위기에서 할림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25분에는 설영우의 수비 과정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아리프 아이만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한국의 공격 패턴은 단조롭기 그지 없었다.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거침없이 올라가다가도 측면에서 돌파 후 크로스를 올리기 바빴다. 크로스가 정확한 것도 아니었다. 번번이 상대 수비수들의 발에 걸렸다. 측면에서 시원한 돌파도 찾기 어려웠다. 매번 1~2분 고전하다가 옆에서 도와주러 온 선수에게 크로스를 맡기곤 했다.
그렇다 보니 정적인 상황에서 골을 노리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강인이 후반 막판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살려 2-2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3-2 역전, 상처뿐인 승리라도 얻는 듯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로멜 모랄레스가 페널티 박스에 침투 후 자신의 발밑으로 온 공을 다이렉트로 때려 한국의 오른쪽 골문 하단을 흔들면서 극적인 3-3 무승부를 일궈냈다.
말레이시아가 아시안컵에서 골을 넣은 것은 2007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기분 좋게 퇴장하게 됐다. 한편 한국은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게 됐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56위)가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태국과 0-0으로 비기면서 조 1위(2승 1무·승점 7)를 기록했다.
중국 시나닷컴은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순간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랄레스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이변을 일으켰다"며 "이로써 한국은 16강전에서 일본을 피하긴 했으나, 세계 130위 팀을 상대로 이 꼴을 당했다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다. 말레이시아가 아시안컵에서 득점한 건 17년 만에 처음인데 한 번에 3골을 그것도, 한국을 상대로 넣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조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역대급 졸전 덕분에 한국은 나쁘지 않은 대진을 받아 들었다. 손흥민의 골로 승리했다면 16강전에서 '아시아 최강' 일본을 만났다. 일본을 넘는다 해도 이란-시리아전의 승자와 8강에서 맞붙고 4강에서는 개최국 카타르와 '중앙아시아의 강호'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한국은 1월 31일 오전 1시에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이긴다면 2월 3일 오전 0시 30분 호주-인도네시아 승자와 8강에서 맞붙는다. 반대편 대진에서는 아랍에미리트와 요르단-이라크전 승자가 4강에 올라올 것이 유력한 상황. 확실히 일본이 있는 쪽보단 유리하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었을 때의 일이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FIFA 세계랭킹 56위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역대 상대 전적만 봐도 5승 8무 5패로 팽팽했고 아시안컵에서는 특히나 2무 1패로 약했다. 1988년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내줬고, 2000년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만나 1-2로 역전패당했다.
무엇보다 최악의 경기력이 쉽사리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게 한다. 클린스만호는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E조에 속해 손쉬운 16강 진출이 예상됐으나, 요르단에 2-2 무승부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에도 충격적인 무승부를 하면서 어느 팀에든 해볼 만한 상대로 전락했다.
여전히 낙관적인 클린스만 감독의 문제 의식도 우려된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양 팀 모두 6골이나 터진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경기 종료 전에도 말레이시아가 동점골을 넣어 박진감이 넘쳤다. 화도 나고 불만도 있다. 3실점 중 2실점은 아쉬운 판정이었다. 말레이시아 페널티킥과 황인범에게 파울이 일어났는데, 득점이 나와 아쉽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높은 점유율에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이는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역습 수비 상황에서 선수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보완하고 분석하며 다시 짚고 가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호언장담이 5일 뒤 16강전에서 현실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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