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23일 만, 배현진에 소년테러…與 "증오정치 21대 국회서 멈춰야"

한기호 2024. 1. 26. 10: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재옥 원내대표 "과연 무엇이 자라나는 소년이 국회의원에게 증오 폭력 행사케 했나"
"정치권 음모론·혐오·비방·가짜뉴스 언어폭력이 물리적 폭력으로…각정당 자정 노력해야"
배 의원 출혈 봉합했지만…"상황 혼란스러워하는 상태"
윤재옥(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을)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괴한에게 습격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배현진 의원실이 공개했다.<연합뉴즈>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41·서울 송파을)이 지난 1월25일 괴한에 습격당해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배 의원.<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전날 배현진 의원(41·여)이 당한 둔기 습격 사건에 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우리 정치는 사실상 바뀐 게 없다"며 "21대 국회에서 증오의 정치는 멈춰야 한다"고 제정당에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배현진 의원 대상으로 또 다시 정치인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에 우리 사회가 충격받은 지 한달도 지나지 않았다"면서 이처럼 정쟁에 함몰된 정치권 일신을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번엔 미성년자가 범행을 저질렀단 점에서 천근 만근의 짐을 진 것처럼 마음이 무거워진다. 과연 무엇이 자라나는 소년으로 하여금 국회의원에게 증오가 담긴 폭력을 행사했는지 묻고 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상대를 증오하고 잘못된 언어로 국민에게도 그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한 이런 불행한 사건은 계속될 것"이라며 "음모론, 혐오포현, 근거없는 비방 가짜뉴스 선동같은 언어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금 바로 근본적 대책을 세우고 우리 정치권 전체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주의는 만연한 폭력에 질식당할 것"이라며 "이 증오의 악순환이 정상적인 정치 파괴할 정도에 이르기 전에 각 정당이 스스로를 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배 의원은 전날 오후 5시2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 입구에서 달려든 괴한에게 공격당해 피를 흘리고 쓰러졌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차례 신원을 확인한 가해자는 인사하며 다가온 배 의원에게 오른손에 들고 있던, 어른 주먹만 한 돌덩이로 머리 뒤를 공격했다.

폭력 발생 직후 배 의원이 머리를 감싸 쥐며 주저앉았지만, 덤벼든 범인은 배 의원의 머리를 노려 15차례 돌덩이로 내려쳤다. 사건을 목격한 시민들이 말릴 때까지 10여초 이상 폭력이 지속됐다. 범인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배 의원을 계속 지켜본 것으로도 알려졌다.

연행되기 직전 범인은 자신의 나이가 15살이라면서 '촉법 소년'을 운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 A군은 서울 소재 중학교 재학 중인 남학생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을 강남경찰서로 이송해 보호자 입회하에 사건 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조사했다.

이날 새벽 A군은 '응급입원' 조처됐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자·타해 위험이 있어 사정이 급박한 경우 정신의료 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다. 경찰은 그가 미성년자인 점과 건강상태 등을 고려했단 입장이며, 범행동기 등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장에서 출혈을 보인 배 의원은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동해 응급 처치를 받았다. 두피 상처 봉합 후 CT 촬영 등 검사가 진행됐다. 의료진은 "지연성 출혈이나 골절 소견은 없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개골 내 미세출혈이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상태를 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서 전날 배 의원을 문병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재진을 만나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져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며 "막연한 추측과 분노로 국민이 걱정하고 불안하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도 당일 밤 문병했다.

윤 원내대표는 "환자(배현진)가 입었던 옷이나 이런 곳에 상당한 혈흔이 있다"며 "환자가 일정 기간 건강 상태를 계속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본인(배 의원)도 지금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고 몸도 많이 다쳤지만 이 상황에 대해 혼란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밤 입장문을 내 "이번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엄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경찰에 국회의원 등 요인 안전 확보를 긴급지시했다.

민주당에서도 배 의원의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이재명 대표가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 온다"며 "어떠한 정치테러도 용납해선 안 된다.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범인이 배 의원임을 알면서 자행한 명백한 정치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논평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