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용감하게 싸우겠다" 약속 지키고 멋지게 퇴장한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2023아시안컵]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 종료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한국은 강팀, 우승할 것!"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을 마쳤다. 조별리그 E조 최하위에 그쳤으나 우승후보 한국과 무승부를 일궈내며 박수를 받았다.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고, 역전을 당하면서 패색이 짙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동점을 이뤄내 눈길을 끌었다.
김판곤 감독은 25일(이하 한국 시각) 한국과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앞두고 패기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16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그래서 잃을 것이 없다"며 "한국과 용감하게 맞서 싸울 것이다"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약속을 확실히 지켰다. 이날 말레이시아는 전력에서 한 수 위인 한국을 상대로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이며 선전했다. 전반 22분 정우영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후반전 초반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강인의 프리킥이 자책골이 되고, 손흥민에게 페널티킥을 내주고 다시 2-3으로 뒤졌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극장 동점골'을 터뜨리며 의미 있는 승점 1을 따냈다.
경기 후 김판곤 감독은 인터뷰에서 "저희(말레이시아)로서는 상상도 못 할 결과가 나왔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등을 준비해야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 것이다"며 "한국이라는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팀을 상대하는 것은 큰 동기부여였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강하고, 우리는 너무 힘든 경기를 했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이 결승에 올라가고 우승할 것이라고 본다"고 힘줬다.
'한국전에 대한 기대와 준비가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한국전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을 했고, 사실 (16강 진출)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전을 준비하는 거라서 동기부여를 하기가 힘들었다"며 "한국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월드컵 16강에 오른 팀이다. 우리(말레이시아)가 '후회 없이 한 번 해보자'라고 생각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시 한번 "여전히 한국은 강하고 선수들은 좋다. 제가 볼 때는 한국이 반드시 결승에 올라가고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는 한국전을 3-3으로 끝내면서 조별리그 성적 1무 2패 승점 1을 마크했다. 1차전에서 요르단에 0-4로 대패하면서 나쁜 출발을 보였고, 2차전 바레인과 대결에서 잘 싸웠으나 후반전 추가시간에 실점하며 0-1로 졌다. 2연패로 토너먼트행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한국과 격돌해 무승부를 거두며 찬사를 받았다.
한편, 한국은 1승 2무 승점 5로 E조 2위에 머물렀다. 25일 요르단과 3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바레인에 추월을 허용했다. 2승 1패 승점 6이 된 바레인에 조 선두를 넘겨줬다. F조 1위에 오른 사우디아라비아와 31일 16강전을 치른다. E조 선두가 된 바레인은 D조 2위 일본과 31일 16강전을 벌인다. E조 3위로 밀린 요르단은 29일 D조 1위 이라크와 8강행을 다툰다.
[김판곤 감독(위 중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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