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풀타임, 최원준 복귀, 이우성 1루 겸업 안 풀리면? KIA 외야 박 터진다 ‘행복한 고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타자가 치는 공을 받아보지도 못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30)이 작년 가을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서 1루수 훈련을 소화한 것이 화제가 된 뒤, 올 시즌 1루수 활용 가능성이 대두했다. 김종국 감독도 이우성의 1루 수비감각이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마무리캠프 귀국 당시 이우성은 겸손함을 표했다. “타자가 친 공을 받아보지도 못했고, 던져주는 공만 받아본 수준”이라고 했다. 스프링캠프까지 연습을 더 많이 해보겠다고 했다. 어쨌든 캔버라 스프링캠프 야수진의 주요 화두 중 하나다.
이우성이 1루 수비를 능숙하게 하면 변우혁과 황대인의 1루 경쟁력, 생산력이 올라간다. 아울러 빡빡한 외야에 숨통을 트는 효과도 있다. 김종국 감독으로선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릴 것이다. 이우성의 1루 수비가 1군에서 믿고 맡길 수 있다고 보면 1루와 외야를 겸할 것이고, 최악의 경우 이우성을 다시 외야수에만 전념하게 할 수도 있다.
1루수비는, 10년 넘게 안 하던 선수가 곧바로 능숙하게 해낼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 않다. 이우성은 고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1루 수비를 했다고 떠올렸다. 어쨌든 이우성도 작년처럼 타격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 수비 부적응으로 타격에 악영향을 받으면 마이너스다.
만약 이우성이 다시 외야에만 전념하거나, 1루를 병행해도 여전히 외야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방침을 세웠다면, 김종국 감독은 외야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나성범이 풀타임을 다시 준비하고, 최원준은 1루 불가 판정을 받은 뒤 역시 풀타임 외야를 준비한다.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있다.
여기서 주전경쟁이 끝난다면, 최형우가 풀타임 지명타자를 맡아도 이우성, 이창진, 고종욱이란 주전급 외야수들이 백업으로 뛰어야 하는 불운을 맞이하게 된다. 물론 부상 리스크에, 상대 투수, 개개인 컨디션에 따라 외야 구성이 바뀌겠지만, 최원준도 이우성도 풀타임 외야를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KBO는 최근 피치클락 시행세칙을 발표했다. 메이저리그보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 일단 전반기는 보류이고, 후반기 도입도 확정된 게 아니다. 더구나 견제제한은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베이스 크기 확대, 시프트 제한으로 뛰는 야구가 활성화될 게 확실하다.
이런 관점에선 빠른 발에 특화된 최원준을 좀 더 활용하는 게 좋을 듯하지만, 알고 보면 이우성과 고종욱도 주루 능력은 수준급이다. 결국 최원준은 타격을 확실하게 다시 정립해야 하고, 이우성은 1루 적합 판정을 받는 게 최상의 방법으로 보인다.
캔버라에서 KIA 야수들의 뜨거운 전쟁이 시작된다. 부상변수만 없다면 외야가 박 터질 가능성이 있다. 경쟁과 재편을 거쳐 팀의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팬들은 즐겁게 지켜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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