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들키자 집나간 남편…“양육비 달라”는 말에 한 행동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외도 후 6개월 동안 집을 나간 남편이 아내로부터 양육비를 요구받자 6살 된 자녀를 몰래 데려간 사연이 전해졌다.

결혼 7년 차인 여성 A씨는 2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이 같은 고민을 토로하며 자녀를 어떻게 하면 다시 데려올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남편이 직장 동료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게 된 뒤 화를 참지 못하고 남편 직장에 찾아가 소동을 벌였다. 남편은 그 길로 짐을 싸서 집을 나갔고, 6개월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6세 아들을 키우며 경력 단절 상태이던 A씨는 생활비 부족으로 다시 일을 해야 했으나, 할 수 있는 건 식당일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A씨는 결국 남편에게 "양육비를 보내 달라"고 연락을 취했다. 그러자 남편은 다음날 독단적으로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아들을 데려가 버리고 말았다.

A씨는 "아이가 아빠를 따라가려 하지 않아서 (남편이) 아들을 둘러메고 차에 태워 갔다고 하더라"며 "너무 놀라서 남편에게 전화해 따졌더니 남편은 적반하장으로 '당신 같은 사람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 앞으로 아이 볼 생각은 하지 말고 이번 달부터 양육비를 보내라'고 으름장을 놨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아들에게 연락하니 '아빠가 어떤 여자를 새엄마라고 소개했다'고 한다"며 아들을 데려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남편이 처벌 받게 할 수 있을지 물었다.

사연을 들은 이경하 변호사는 "부모라고 해도 다른 보호감독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거나 자신의 보호·양육권을 남용하여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때에는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가 된다"며 "특히 6개월간 아이를 혼자 키워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납치하듯 데려갔다면 평온한 양육상태가 깨진 것이므로 '미성년자 약취유인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속도가 중요한 사안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빨리 이혼소송을 제기하시고 유아인도사전처분신청 또는 유아인도심판청구를 제기하라"고 조언했다. 남편이 아들을 데리고 있는 현재의 양육 상태가 길어질수록 친권 및 양육권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변호사는 또 남편이 아들에게 상간녀를 새엄마라고 소개한 것과 관련해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 행위, 즉 아동학대에 해당할 수 있어 보인다"며 "갑자기 상간녀를 엄마라고 소개한 행위는 6살 아들의 정신건강이나 복지를 해칠 정도에 이른 행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남편 회사에서 소동을 일으킨 데 대해서는 "상간녀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가 가능한 사안으로 보인다"며 "명예훼손이 성립되기 위해선 해당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하는데 A씨의 폭로는 공연성 요건이 충족되고, 상간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데 충분한 사실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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