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사자를 곤경에 빠뜨린 개미…"초원 환경 바뀌어 사냥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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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싸움에 사자 등 터지는 일이 일어났다.
작고 힘없어 보이는 큰머리 개미가 동아프리카 사바나에 침입한 뒤 나무 서식 환경이 바뀌면서 사자의 얼룩말 사냥이 어려워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큰머리 개미가 침입한 지역과 침입하지 않은 지역에서 사자의 얼룩말 사냥 성공 비율을 비교한 결과 침입하지 않은 지역의 성공률이 2.87배나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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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개미 싸움에 사자 등 터지는 일이 일어났다. 작고 힘없어 보이는 큰머리 개미가 동아프리카 사바나에 침입한 뒤 나무 서식 환경이 바뀌면서 사자의 얼룩말 사냥이 어려워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 생물학과 토드 팔머 교수팀은 26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동아프리카 사바나에 사는 개미와 나무, 코끼리, 사자, 얼룩말, 버펄로 간의 상호작용을 30여년간 추적,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팔머 교수는 "사소한 것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며 "큰머리 개미라는 작은 침입자가 아프리카 생태계를 하나로 묶고 있는 끈을 아무도 모르게 잡아당겨 누가 어디서 먹고 먹힐지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30여년간 아프리카 사바나 현장 연구와 무인 촬영 장치, 인공위성을 이용한 사자 추적, 통계 모형 등을 종합해 사바나의 개미와 나무, 코끼리, 사자, 얼룩말, 버펄로 간의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팔머 교수팀은 2000년대 초 케냐 중부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올 페제타 자연보호구역에 있는 휘파람 가시나무에 둥지를 틀고 사는 토종 아카시아 개미가 코끼리와 기린 등 초식동물들로부터 나무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카시아 개미가 초식동물이 휘파람 가시나무를 먹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방어자 역할을 하고, 이 나무는 사자 등 육식동물이 숨어서 사냥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바나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 15년 전 큰머리 개미(Pheidole megacephala)라는 침입종이 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땅속에 둥지를 틀고 사는 큰머리 개미는 작고 식욕이 왕성한 사냥꾼으로 나무를 보호하는 아카시아 개미들을 잡아먹지만 나무를 보호하지는 않는다.
큰머리 개미는 사람을 포함한 큰 동물에게는 공격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확산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카시아 개미가 밀려나면서 보호자를 잃은 휘파람 가시나무들은 코끼리 등 초식동물에 무방비로 노출돼 개체 수가 줄고 있다.
휘파람 가시나무 감소는 사자들에게 바로 영향을 미쳤다. 사자가 좋아하는 먹이인 얼룩말을 사냥할 때 몸을 숨기던 휘파람 가시나무가 줄면서 얼룩말 사냥에 실패하는 경우가 증가한 것이다.
연구팀이 큰머리 개미가 침입한 지역과 침입하지 않은 지역에서 사자의 얼룩말 사냥 성공 비율을 비교한 결과 침입하지 않은 지역의 성공률이 2.87배나 높았다.
사자들은 이런 환경 변화에 사냥감을 얼룩말에서 아프리카 버펄로로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버펄로는 얼룩말보다 크고 무리 지어 다니기 때문에 사냥하기가 훨씬 어려운 동물이다.
큰머리 개미 침입 지역에서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사자에 잡아먹히는 비율을 비교했더니 얼룩말은 67%에서 42%로 감소했지만, 버펄로는 0%에서 42%로 높아졌다.
팔머 교수는 "자연은 영리하고 사자 같은 동물은 직면한 문제에 해법을 찾곤 하지만 사자의 사냥 전략이 이렇게 근본적으로 바뀌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향후 상황 전개와 해법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 'Disruption of an ant-plant mutualism shapes interactions between lions and their primary prey',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n3484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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