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들의 본보기 된 민재 보고 희망 얻었어요.” 베어스 만년 외야 신스틸러, 이제 주전 욕심 품는다
두산 베어스 만년 외야 신스틸러가 이제 주전 욕심을 품는다. 두산 외야수 조수행이 2024시즌 외야 붙박이로 올라설 준비에 나선다. 2023시즌 LG 트윈스 통합 우승에 깜짝 활약으로 힘을 보탠 내야수 신민재와 같은 백업들의 반란을 그리는 셈이다.
두산은 2024시즌 새 외국인 타자로 헨리 라모스를 영입하면서 외야진 재편성에 나섰다. 헨리 라모스의 수비 위치는 좌익수 혹은 우익수다. 김재환이 지명타자 자리에 들어간다면 국내 외야수 가운데 한 명이 주전 도약 기회를 부여받을 전망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기본적으로 정수빈 선수가 중견수로 자리 잡고, 헨리 라모스가 좌익수 혹은 우익수 가운데 어디에 뛸지 정해야 한다. 아무래도 김재환 선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듯싶다. 김재환 선수가 수비에 들어온다면 자연스럽게 라모스 선수가 우익수로 갈 거다. 다만, 김재환 선수가 지명타자 자리로 가야하면 라모스 선수는 국내 외야수와 조합에 따라 좌익수 자리에도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조수행 선수는 발이 빨라서 상대 팀에 굉장히 까다로운 유형의 타자다. 타율이 2할 5푼 이상만 되더라도 수비와 주루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하기에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 김인태 선수와도 재밌는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수행은 2023시즌 타율 0.219/ 48안타/ 1홈런/ 17타점/ 26도루/ 출루율 0.298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조수행이 타율 수치를 더 끌어올리길 희망한다. 지난해 가을 마무리 캠프 때 이 감독은 조수행의 타격 지도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만난 조수행은 “지난해 도루 하다가 베이스 뽑기, 개인 시즌 최다 도루, 데뷔 첫 끝내기 안타 등 새로운 걸 많이 경험한 시즌이었다. 감독님께서도 시즌뿐만 아니라 마무리캠프에서도 타격과 관련해 팔 위치와 같은 부분에 대해 조언해주셨다. 감독님께서 기습 번트도 장점이니까 마음껏 시도하라고 해주신 덕분에 타석에서 더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특히 시즌 막판 자주 선발 출전에 나섰는데 거기에다 데뷔 첫 끝내기 안타로 큰 자신감을 얻은 채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물론 조수행은 지난해 저조했던 타율 수치에 대해서 큰 아쉬움을 내비쳤다. 조수행은 “시즌 초반부터 감독님이 타율 수치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나도 모르게 힘이 더 들어간 듯싶다. 시즌 중반까지 무언가 보여드리겠단 욕심이 오히려 독이 됐다고 느낀다.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걸 느끼기도 했다. 수비와 주루에선 충분히 자신이 있고 인정받는 부분이 있지만, 결국 타격이 문제다. 타격은 꾸준하게 출전하니까 길이 조금씩 보이긴 하더라. 시즌 막판 선발로 자주 나가면서 얻었던 좋은 느낌을 다가오는 시즌에서도 이어가고 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조수행은 “완전히 똑같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야구 스타일이 (신)민재와 비슷하다. 지난해 민재가 주전으로 활약하는 걸 보면서 나도 기분이 좋더라. 백업들의 본보기가 된 민재를 보고 나도 희망을 얻었다. 나도 조금 더 힘을 내서 만년 백업이 아니라 주전 한 자리를 당당하게 꿰찰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확실히 타율 수치를 더 끌어 올려야 한다. 이전에는 당연하게 내가 백업 역할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느낌이 강해서 선발로 나가면 괜히 더 긴장하면서 기회에서 자신감도 떨어졌다. 지난해 쌓은 경험으로 올 시즌엔 달라진 조수행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조수행은 2024시즌 팀 선배 정수빈과 함께 도루왕 타이틀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그림을 소망하기도 했다. 중견수 정수빈과 우익수 조수행 조합이 팀 외야진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 조합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수행은 “(정)수빈이 형도 내가 옆에 있으면 편하고 재밌다고 말씀하시면서 ‘오는 공은 네가 다 잡아’라고 농담을 하신다(웃음). 확실히 수빈이 형이랑 같이 서면 수비가 훨씬 잘 풀린다. 또 수빈이 형이 지난해 데뷔 첫 도루왕 수상이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만큼 도루왕 타이틀도 정말 경쟁이 치열하다는 걸 느꼈다. 올 시즌엔 나도 자주 선발로 나가 수빈이 형과 함께 도루왕 경쟁을 펼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 오는 신인 전다민 선수도 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외야수인데 잘한다는 얘길 들어 살짝 긴장하고 있다. 그래도 1군 경험이 많은 내가 밀리지 않도록 잘 준비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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