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지만 커피가 아니다. '대체 커피' 앞으로의 전망은?

서울문화사 2024. 1. 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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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지만 커피가 아니다. 원두 없는 대체 커피가 주목받고 있다. 커피 산업의 트렌드가 된 대체 커피 시장을 엿봤다.

커피 시장에 번진 대체 열풍

글로벌 식품 산업에서 메가트렌드로 떠오른 대체(alternative) 키워드. 대체육 열풍에 이어 커피 시장에까지 퍼지고 있다. 대체가 불가능해 보이던 커피 시장에서 디카페인이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커피를 대체하는 식품까지 나오며 커피빈이 없는 커피, 일명 대체 커피가 대세다. 기존 대체 식품들이 새로운 재료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 분자 화합 기술 등을 통해 원재료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재현하는 것처럼 대체 커피도 원두 대신 버섯, 보리, 허브 등으로 커피 향과 맛을 낸다. 보리커피는 보리를 원두처럼 로스팅해 커피와 비슷한 맛이 난다. 100% 보리로 만든다는 점은 보리차와 같지만, 보리차는 고온에서 단시간에 볶아 건조하는 반면 보리커피는 저온에서 장시간 볶아 분쇄해 추출한다. 2019년에는 농촌진흥청에서 검정보리인 흑누리로 보리커피를 개발하기도 했다. 디카페인 원두, 흑누리, 일반 원두를 6:3:1로 넣어 카페인 함량을 90% 줄인 것이다.

해외에선 보리 외에도 다양한 재료로 만든 대체 커피가 출시되고 있다. 미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애토모(Atomo)’는 해바라기씨, 수박씨 등 식품 폐기물을 재활용해 커피 분자 구조로 재현, 콜드브루 방식의 캔 커피를 출시했다. 애토모는 전통적 콜드브루 커피에 들어가는 물보다 대체 커피 콜드브루를 만들 때 사용하는 물이 94% 적고, 탄소 배출은 93% 감소한다고 밝혔다. ‘라이즈(Ryze)’는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면역 증강에 도움이 되는 버섯으로 만든 커피를 판매한다. 또 허브커피 브랜드 ‘티치노(Teeccino)’는 치커리, 캐럽, 민들레, 라몬씨(뽕나뭇과 식물의 씨앗) 등 허브를 주재료로 커피 맛을 구현한다.

미국의 대체 커피 기업 ‘MUD/WTR’은 최근 3년간 매출이 무려 1만 430% 늘며 ‘차세대 스타벅스’로 주목받고 있다. ‘진흙물’이라는 뜻의 머드워터는 인도산 차이, 카카오, 노루궁뎅이버섯, 영지버섯, 동충하초, 강황, 계피, 히말라야 소금 등을 갈아 만든다. 한약재에 주로 쓰이는 이 재료들은 ‘K-한약가루’라고 불리기도 한다. 커피 맛을 책임지는 주된 식재료로 치커리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커피 맛을 내지만 카페인은 없기 때문. 말린 치커리 뿌리를 볶아 뜨거운 물에 우리면 커피 맛 차가 완성된다. 특히 뿌리 부분은 대세로 떠오른 프리바이오틱스가 다량 들어 있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카페인 없는 커피’라 불리며 이용해왔고, 국내 자판기 커피에도 치커리가 들어 있다.

일명 ‘분자 커피’로 불리는 아토모 빈리스 커피. 237ml 가격미정.

왜 대체 커피일까

대체 커피가 대세로 떠오른 것은 원두 가격 인상과 친환경적이면서 건강에도 좋기 때문. 국제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국제상업거래소(ICE)에서는 국제 원두 가격 기준인 커피C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2.33달러로 1년 전 대비 약 2배 올랐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커피 산지로 전 세계 물량의 40%를 생산하는 브라질에 한파와 가뭄이 계속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 브라질커피산업협회는 커피 제품 가격이 35~40%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왕립식물원과 에티오피아 환경·기후변화 및 커피숲포럼 공동연구팀은 아라비카 커피 서식지 50% 이상이 70년 이내 손실되고 2040년 전에 아라비카 커피종이 멸종할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환경을 덜 해치면서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이 계속되며 대체 커피가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커피는 원두를 사용하지 않고 씨앗이나 허브로 만들기 때문에 환경을 덜 파괴하고 지속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도 대체 커피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대체 커피는 커피의 장점도 많지만 커피를 음용하면서 생기는 칼슘 손실, 카페인 과잉 반응, 잔류 농약이 남은 원두 장기간 섭취 등 기존 커피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대체 커피의 맛과 향이 일반 커피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사람들이 대체 커피를 찾는 이유다.

라이즈의 유기농 버섯 커피. 저칼로리로 부드러우면서 크리미한 맛이 특징이다. 200g 8만원대.

대체 커피, 앞으로의 전망은?

대체 커피 시장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대체 커피 시장 규모는 2022년 27억 달러(약 3조 5,000억원)를 달성한 데 이어 2030년까지 53억 달러(약 6조 8,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체 커피 중 배양 커피(Cultured Coffee)는 커피나무 잎에서 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것으로, 커피나무에서 수확하지 않은 빈리스 커피다. 2021년 10월 핀란드 국가기술연구소(VTT)는 커피 세포를 배양한 배양 커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세포배양 커피를 시음한 결과 일반 커피와 맛과 향이 같았다는 게 VTT의 설명이다. 배양 커피는 비료와 물 사용량이 커피 농장에서 재배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적게 들고, 실험실 환경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날씨, 벌레 등의 영향을 받지 않아 일관된 품질과 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더불어 농장이 아닌 도심지에서도 커피 생산이 가능해 운송 과정이나 운송 시간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VTT는 2024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세포배양 커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체 커피, 여기서 마셔요!

오베흐트

비건 재료로 만든 달콤하고 폭신한 도넛을 선보이는 도넛 전문점. 식물성 우유, 아마씨 가루, 비정제 설탕 등 꼼꼼하게 재료를 선정한다. 오베흐트의 디카페인 음료 보리라테는 구수한 보리 맛과 우유가 어우러져 달콤한 도넛과 잘 어울린다.

주소 서울시 중구 퇴계로10길 34 1층

문의 02-6084-6404

몰또 이탈리안 에스프레소바

명동성당을 바라보며 에스프레소와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카페 에스프레소, 카페 마키아토, 카페 누텔라 등의 에스프레소 메뉴를 선보이고, 식사 메뉴인 12종류의 브루스케타와 디저트로 곁들일 수 있는 3가지 카논치니를 판매한다. 구수한 보리 향이 나는 디카페인 커피 오르조도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명동길 73 3층

문의 02-778-7779

에디터 : 류창희(프리랜서)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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