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유산 돌보며 되찾은 행복한 '인생 2막'"
교수·사업가·은행원·공무원 퇴직자
번와와공·보존처리 등 이색자격 갖춰
문화유산 돌봄의 '새 인생' 꿈 이뤄
◇ 문화유산 돌보며 화려한 '인생 2막' 열어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전통문화유산을 돌보며 '행복한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광주문화유산돌봄센터 18명의 문화유산돌봄 직원들이 그들입니다.
정년 퇴직 후 인생 2막을 열기 위해 여기에 합류한 직원들의 전직은 화려합니다.
대학 교수를 비롯해 사업가와 은행원, 공공기관과 법무사사무소 직원, 학원 강사, 농업인, 고시생, 문화유산 수리업체 관계자도 참여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아이스크림과 술 전문 판매점을 운영하던 재외국민도 있습니다.
참가자 연령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합니다.
20~40대가 7명, 50대가 2명, 60대가 9명입니다.
이들은 2010년부터 시작된 문화유산돌봄사업의 광주 센터 직원으로 하나둘 채용돼 지금은 70살까지 일할 수 있는 전문직 종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직원 18명 중 7명이 60대로 인생 2막을 제대로 펼친 직원만 무려 38%에 달합니다.
◇ 국가 및 지방문화재 등 208개소 관리
직원들은 광주 지역에 소재한 국가 및 지방문화재와 비지정문화재 208개소의 관리 상태 모니터링, 현장팀의 일상 관리, 경미수리 등을 주업무로 합니다.
조직은 행정팀, 모니터링팀, 현장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모니터링팀이 먼저 문화재 현장에 방문해 훼손상태를 계측기 등으로 측정하고 모니터링합니다.
모니터링 업무는 지붕 위 이물질 제거, 예초, 주변 경관 정비 등 17가지 일상 관리 업무 범위가 있습니다.
그 다음 현장팀이 모니터링 보고서를 받아 시기별, 훼손 상태별 문화재를 선별해 현장에 나가 경미 수리 사항에 대해 조치하게 됩니다.
경미 수리는 도배, 목공, 기와고르기, 이엉잇기, 벽체 바르기 등 20가지 업무가 문화재보호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이 모든 업무는 국가유산 협업포털에 입력하고 관리됩니다.
작고 사소한 문화유산의 훼손을 방치하면 나중에는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야 합니다.
센터 직원들은 문화재의 훼손 상태를 점검하고 선제적 경미 수리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아주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문 특수 자격증 취득해 현장업무 실행
문화유산돌봄센터 직원들에게도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매년 4~5월 시행되는 문화재수리기능공 시험에 도전해 국가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한식 목공, 한식 석공 등 24개 종목에서 문화유산 돌봄에 도움이 되는 전문 자격을 취득하는 것입니다.
한식 미장공, 번와와공(기와의 해체와 교체), 한식 대목수(목조건조물의 해체 조립), 보존 처리공(재료의 살균, 살충, 방부), 식물 보호공(식물 병해충 방제, 수술), 조경공(문화유산 주변 조경), 온돌(온돌의 설치 해체), 드잡이공(기울거나 내려앉은 구조물을 해체하지 않고 도구 등을 이용하여 바로잡음) 등 18명 중 16명이 자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0종 중 43개의 자격을 갖춰 전국의 25개 지역 문화유산돌봄센터에서 자격증 보유율 83%로 1위에 올라 있습니다.
김귀백 경미 수리1팀장은 매년 자격 종목을 바꿔 도전해 현재 6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열정을 쏟아 전국 25개 지역 센터 직원 800여 명 중 현재까지 1위입니다.
지난해 광주문화유산돌봄센터는 경미 수리 총 286건, 일상관리 2,910건, 모니터링 5,877건 등 모두 9,073건을 실행했습니다.
지난해 12월 7일 광역시 단위에선 유일하게 우수단체로 선정돼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대동문화재단에서 '청룡의 해' 출범식
광주문화유산돌봄센터는 지난 1월 18일 광주광역시 동구 대동문화재단 세미나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효율적인 문화재 돌봄 사업을 펼치기로 결의했습니다.
올해 18명으로 구성된 조직을 재편하고 광주 권역의 문화재 208개소에 대해 돌봄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센터는 모니터링과 현장 활동이 연계된 체계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관리자를 현장마다 배치해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광주문화유산돌봄센터는 이날 문화재통합관리시스템 기록 강화, 경미 수리의 정확한 공법에 따른 문화재 돌봄, 모니터링의 과학화 등 사업계획을 수립해 발표했습니다.
백승현 센터장은 "광주 센터는 과학화된 문화재 모니터링과 모니터링에 따른 꼼꼼한 문화재 현장관리로 올해 우수상을 다시 수상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농사를 짓다가 2015년 55세에 문화유산돌봄사업에 입문에 현재 6개의 전통기능자격을 획득한 김귀백 팀장은 "전문직 종사자로 적지않은 급여를 받으며 70살까지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광주의 문화유산 하나하나를 내 자식처럼 보살피는 일을 하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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