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현장에 ‘소방영웅길’ 만든다…서대문구, 명예도로명 부여[서울25]
지난 2001년 소방관 6명이 순직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 화재 참사 현장에 ‘소방영웅길’ 생긴다. 서울 지역에서 소방관 관련 명예도로가 지정되는 것은 처음이다.
서대문구는 통일로 37길에 대해 오는 3월4일부터 ‘소방영웅길’이란 명예도로명을 부여한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3월4일은 참사 23주기다.
참사 당일 새벽 홍제동 다세대 주택가 화재 현장에서는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 5분여 만에 주민 7명을 구조했다. 이후 잔불을 정리하던 중 소방관들은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에 다시 불길로 뛰어들었다. 이때 낡은 건물이 무너지면서 서부소방서 소속 박동규·김철홍·박상옥·김기석·장석찬·박준우 소방관이 순직했다.
단일 화재로는 가장 많은 소방관이 숨진 사고였다.
이날 참사를 겪고 난 후에야 모든 소방관에게 방화복이 보급됐다. 또 군 복무 대신 소방 업무를 하는 의무소방대가 설치되기도 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소방관들의 희생 정신을 기리고 자긍심을 높이는 한편 주민들이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소방영웅길’ 부여를 추진했다”며 “홍제동 참사는 이후 소방관들의 근무 체계 개선과 소방 시스템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대문구는 당시 참사 현장 인근인 홍제역 3번 출구(홍제동 161-1)부터 고은초등학교 앞(홍제동 156-461)까지 이어지는 폭 10m의 382m 길을 명예도로로 만들기로 했다. 명예도로는 실제 주소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지역과 관련 있는 인물의 사회 헌신도와 공익성, 역사와 문화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지자체장이 지정할 수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소방영웅길을 지나는 많은 시민이 소방관의 노력과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며 “이번 명예도로 지정을 계기로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만드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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