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랑이 변하니?"…그런데 변하는 걸 어쩌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는 만년으로 하고 싶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를 보면서 이들 대사가 떠오른 이유는 이 작품이 기존 창작물과 전혀 다른 태도로 사랑을 다루고 있어서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사랑은 변하는 것이며 끝날 수 있다는 것을 감추지 않는다.
그러나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가 사랑을 회의적으로 그리는 건 아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로맨스, 엇갈린 시간대로 풀어내
배우 퇴장 없이 사랑·이별의 희로애락 표현
15년 만에 무대…번역 공들여 공감대 높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는 만년으로 하고 싶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를 보면서 떠오른 영화 대사다. 하나는 허진호 감독의 ‘봄날이 간다’에 나온 대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에 등장했고 주성치 영화 ‘서유기: 선리기연’이 패러디한 대사다. 사랑이 변하지 않고 영원하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작품은 제목 그대로 두 남녀의 5년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유대인 작가 제이미(이충주·최재림 분), 그리고 가톨릭 집안의 배우 캐시(민경아·박지연 분)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첫 만남부터 운명적으로 이끌리며 사랑하고 결혼한다. 그러나 결혼 이후 각자의 경력이 조금씩 어긋난다. 이들의 사랑도 서서히 금이 가고, 갈등을 빚고, 끝내 이별로 이어진다.
작품의 독특한 형식이 익숙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든다. 남녀의 시간이 반대로 흘러가는 구성을 취한 것이다. 제이미의 이야기는 시간순으로, 캐시의 이야기는 시간 역순으로 보여준다. 제이미가 캐시와의 설레는 사랑을 노래할 때, 캐시는 자신에게 무관심해지는 제이미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놓는 식이다. 관객은 과거와 미래를 엇갈려 연기하는 두 남녀를 보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배우들의 매력이 빛난다. 배우들은 사랑하고 이별하기까지 겪는 희로애락을 퇴장 없이 9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오롯이 보여준다. 팝, 재즈, 포크, 록 등 다양한 음악 장르가 등장하는 만큼 배우들의 변화무쌍한 가창력도 귀를 즐겁게 한다.
사랑과 이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만큼 달콤한 로맨스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가 사랑을 회의적으로 그리는 건 아니다.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두 주인공의 시간대가 교차하는 순간, 바로 결혼식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제이미와 캐시는 비로소 같은 시간대에서 서로 바라보며 함께 노래한다. 언젠가 끝날 수 있더라도, 사랑의 찬란함만큼은 오래 기억하고 싶다는 바람처럼 느껴진다.
국내에선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소개된 작가·작사가·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의 작품이다. 2003년과 2008~2009년 두 차례 국내에서 공연한 뒤 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김수빈 번역가, 양주인 음악감독, 이지영 연출이 수개월에 걸쳐 번역 작업을 진행해 원작을 한층 더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재구성해 작품의 공감대를 높였다. 공연은 오는 4월 7일까지 이어진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현진 '돌덩이 피습'에 놀란 목격자들…"습격범 키 작고 왜소"
- "무너진 기차 같다"…테슬라, 주가 12% ‘급락’(종합)
- “이틀새 419% 올랐다”…새해 1호 따따블에 불붙은 IPO
- "배현진 습격한 중2, 배후 있을 것" 범행동기 주목...응급입원 조치
- 최정점 오른 '어펜져스' 김준호, 태극마크 스스로 내려놓은 이유
- "사형은 무거워" 교도소서 살인 저지른 '무기수', 감형 이유 [그해 오늘]
- 유인촌, 삼성·LG전자 주식·압구정아파트 등 `170억 재산신고`
- 전청조 “아이유랑 사귄적 있어”...까도까도 끝없는 사기 정황
- '닥터 슬럼프' 박신혜, 최태준과 결혼→출산 후 복귀 "마음은 똑같아"
- “날 죽이려고?” 준비한 흉기로 며느리 살해…시아버지 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