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 유료화되나… 팬들 궁금증 커진다

김태우 기자 2024. 1.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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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선정은 '유료화' 이슈와 함께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곽혜미 기자

끝나지 않은 KBO-티빙 협상, 결론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일 ‘2024~2026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CJ ENM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CJ ENM은 자사 OTT(Over The Top) 플랫폼인 ‘티빙’을 통해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사업을 벌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아직 최종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국 전면 유료화 문제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CJ ENM, 즉 티빙의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사업 입찰은 ‘프로야구 시청 유료화’와 맞물려 팬들과 업계의 큰 관심을 끈다. 지금까지 ‘돈 내고 프로야구를 본다’는 의식은 희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OTT는 기본적으로 유료 플랫폼이다. 티빙이 우선협상권을 따내면서 설마 했던 일이 당장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당장 팬들은 유료화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또 걱정하고 있다. 일반 팬들은 물론, 상대적으로 마니아층이 모여 있다는 야구 커뮤니티에서도 전면적인 유료화가 부담스럽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언젠가는 올 일이라고 해도 시청 지형이 1년 만에 완전히 뒤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저항이 강하다.

◆ KBO-CJ ENM 최종 협상 진행 중… 프로야구 모바일‧인터넷 중계 유료화되나?

아직 최종 발표가 나지 않아 업계의 궁금증은 커진다. CJ ENM은 현재 우선협상자 신분으로 KBO와 최종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8일 발표됐으니 보름 넘는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협상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조율하는 데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결국 유료화 논란에서 양쪽 모두 셈법이 복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은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에서 일괄적으로 진행 중이다. KBOP는 ‘콘텐츠의 주인’인 구단들에까지 이렇다 할 공유할 내용이 없다는 방침을 되풀이한다. A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지난 22일에도 KBOP 관계자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만나는 이사회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유무선 사업 계약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구단들의 수입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도 확실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KBO 관계자 또한 ”아무래도 지난 5년간 (무료 시청인) 포털과 통신사에서 유료 OTT 플랫폼으로 바뀌는 것이다 보니 오가는 이야기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미 가격이야 정해진 것이지만, 기술과 전략적인 측면에서 아직은 논의해야 할 것이 있다는 의미다. 포털 사이트는 이미 갖춘 기술이 있지만 티빙은 새로 만들어야 한다. 기술력도 아직은 기존 포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분은 계속해서 보완하고 논의하면 풀릴 문제고, 결국 유료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왜 티빙은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에 올인했나

당장 2024년 시즌부터 전면 유료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 티빙은 이번 유무선 중계권 사업에 연평균 460억 원이라는 거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입찰 주체들이 연 200억 원대 후반에서 300억 원 정도를 적어낸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컸다. “티빙이 자사의 사활을 걸고 이번 입찰전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티빙의 투자액을 역으로 돌려보면 무조건적인 전면 유료화가 전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A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프리젠테이션 당시 금액은 가장 나중에 확인했다고 하는데 당시 심사위원들도 티빙의 입찰액에 놀라워했다고 하더라. 구단 사이에서는 티빙이 ‘오버슈팅을 했다’는 말도 나왔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신규 가입자 유치와 락인효과가 있다고 해도 지금 환경에서 연간 460억 투자는 전면 유료화가 아니라면 절대 만회할 수 없다. 부분이라도 무료로 보여주면 망한다. 티빙이 자선 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면 전면 유료화를 가정한 것”이라고 장담했다.

협상 주체인 티빙은 확답을 꺼내지 않아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당장 입찰 프리젠테이션 당시에도 “유료화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심사위원들의 질문을 아리송한 답변으로 피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 측은 프로야구는 보편적 시청권과 해당 사항이 없고, 꼭 자사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TV로 시청이 가능하며, 유튜브 등에 적극적으로 소스를 오픈하겠다는 논리를 편다. 여기에 케이블 및 통신사 연계 제품으로 티빙을 공짜로 구독할 수 있는 인구가 꽤 많다는 것을 들어 화살을 피하는 형국이다. 전면 유료화를 향한 논리를 만들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 10개 구단들은 중계 유료화 후폭풍에 촉각을 기울이며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참여한 경쟁 업체의 제안과 비교, 10개 구단 반응은 조마조마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주도한 컨소시엄은 기존 시청 방법을 그대로 보장했다. 에이클라 미디어그룹은 자사 OTT(SPOTV NOW)가 있기는 하지만 중계권을 포털 등에 재판매해 시청 지형 자체를 바꾸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티빙은 다르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사이트에 재판매를 할 가능성은 없다. 일단 유튜브로 보고 흥미를 느낀 뒤 돈을 내고 라이브를 보러 오라는 구조”라고 잘라 말했다. 프로야구 중계권을 놓친 네이버조차 재판매 가능성을 포기하고 영상 없는 새로운 섹션 제작에 골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티빙이 사업권을 가져가면 계약 기간인 3년 내 어떤 시점에서든 전면 유료화 수순을 밟을 것이다. 어차피 언젠가는 맞을 여론의 매라면, 차라리 빨리 맞고 수익이라도 극대화하는 게 낫다. 이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라면서 “티빙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우선협상권을 내놓을 가능성도 낮다”며 정면 돌파할 것이라 예상했다.

구단들은 소스 오픈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협상이 너무 늘어져서는 안 된다고 우려한다. A구단 관계자는 “당장 티빙이 시범경기부터 중계를 해야 하는데, 적어도 설 연휴 이전에는 협상이 끝나야 준비를 할 수 있다. 큰 틀은 KBOP에서 하겠지만 구단들과도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한 게 있다. 협상이 너무 늦으면 곤란하다. 우선협상권자가 최종 협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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