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조선제일검 한동훈의 약속 대련? 그럴듯한 이유 3가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 공천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죠. 지난 23일 서천 화재현장에서 만나 긴급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 사퇴까지 거론됐고 당정의 대응도 미숙하다 보니 '약속 대련'으로 의심받기도 했죠.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윤-한 갈등의 배경과 왜 '약속 대련' 논란에 휩싸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윤-한 갈등 이틀 만에 재빨리 봉합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과 관련한 이른바 '사천 논란'보다는 명품백 사건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죠. 대통령실은 '몰카 공작'이 사건의 본질이고 김 여사는 피해자라는 입장이에요. 그렇지만 한 위원장과 김 비대위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사건 발생에서 봉합까지 일주일 만에 끝났는데요. 언론에 윤-한 갈등이 보도된 21일부터 따지면 불과 2-3일 만입니다.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는데 반발하자 얼른 사태를 수습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나 손을 잡았는데요. 한 위원장이 90도 폴더인사를 하고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의 어깨를 '툭' 쳤습니다. 둘은 상경길 기차를 같이 타고 오면서 오해를 풀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율 비대위원-김 여사 명품백 수수를 설명하면서 "마리 앙뚜와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17일 JTBC 유튜브).
■한 위원장-"4월 선거에서 (마포을에) 김경율이 나서겠다고 한다."(17일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
■한 위원장-"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18일 서울 강남구 휴레이포지티브)
■윤재옥 원내대표-김 여사 발언 관련, 한동훈 위원장에게 대통령실 측 우려 전달.(19일 국민의힘 당사)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윤 대통령의 지지 철회, 사퇴 의사 전달.(21일 서울시내 모처)
■한 위원장-"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21일 입장문 발표)
■한 위원장-"사퇴 요구 거절했다. 내 임기는 총선 이후 까지다."(22일 출근길 기자들 질문에 답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전용 열차 같이 타자", "자리 있습니까?"(23일 서천 화재현장)
◇기존의 당정 갈등과는 전혀 다른 패턴
야권에서는 윤-한 갈등을 '약속 대련'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잘 짜인 각본에 의해 움직였다고 의심하는 것 같아요. 사실 여권 일각에서도 수직적 당정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6.29 선언'에 버금가는 조치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 나왔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6.29 선언에 대해 설명하면서 "두 분(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민정당 대표)이 신뢰가 있고 운명공동체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6.29를 서로 내부적으로 조율해서 국민적인 뜻인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였다"면서 "그럼 두 분(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신뢰와 운명공동체 의식이 있다면 수직적 당정 관계를 잘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제5 공화국 시절 노태우 대표의 6.29 선언도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지만 나중에 전두환 대통령의 기획작품으로 확인됐죠.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가 약속 대련인지 진검승부인지 알 수 없죠.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기획 작품'이라고 해도 당장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약속 대련이라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①윤 대통과 한 위원장은 검찰 시절부터 21년간 신뢰를 쌓아 온 '바늘과 실'같은 사이인데 하루아침에 '적대적 관계'로 돌아설 수 있느냐는 의문입니다. 야권에서는 한 위원장에 대해 '윤석열 아바타'라고 부르고 있죠. 언제든지 통화할 수 있는 사이인데 엇박자가 날 리 없다는 겁니다.
②한 위원장이 명품백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게 '사퇴 사유'가 되느냐는 겁니다.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공천 발언도 당 지도부와 논의를 거친 사안이라고 합니다.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굳이 기자들에게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아합니다. 당정 간 다소 의견 차이가 있다는 정도로 수위를 조절해도 되는데 일부러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어요.
③이번 당정 갈등은 기존의 갈등 패턴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준석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을 겨냥해 '연판장'을 돌렸던 것과 같은 집단행동은 없었고, 의원총회도 열지 않았습니다. 한 위원장도 김 비대위원도 여전히 건재합니다. 과거 당정 갈등과 달리 피해자가 아무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민주당. "한동훈 얼굴로 선거 치르기 전략"
윤-한 갈등이 일단 봉합됐지만 실전인지 약속대련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우고 한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원래 약속대련일수록 메시지가 셉니다. 예컨대 태권도할 때 실제 대련이면 예고도 없이 머리 쪽으로 풀스윙 할 수 있습니까. 오히려 '나는 머리로 발을 찰 테니 너는 막아라' 약속하면 가능하죠. 기본적으로 약속대련이란 생각입니다."(22일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윤석열 부부와 한동훈 국민의힘의 짜고 치는 고스톱, 약속대련 같은 국민 속이기 전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 부부의 얼굴을 지우기하고 한동훈 얼굴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면 다소 무리한 감이 없지 않으나 제2의 6.29 같은 한동훈 돋보이기 작전일 수 있습니다."(22일 최고위원회의)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일은 대통령 리스크와 당을 분리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수준 낮은 약속 대련이 맞는 것인지, 정말 당무개입까지 하면서 대통령과 불화설이 맞는 것인지는 결국은 한 위원장의 행동이 무엇으로 보여지는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22일 최고위원회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저는 그건 너무 정치를 공학적으로 보는 것 아닌가. 음모론에 입각해서 주장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것보다는 오히려 지금 3당 같은 경우는 이제 만들어졌는데 뭘 하겠다는 건지 국민들이 모르지 않습니까?" (23일 김현정의 뉴스쇼)
■박지원 전 국정원장-"저도 예상은 했지만 어떤 음모가 아닌가라고 봤는데. 지금 보면 권력투쟁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실전이다. 약속대련이 아니라 실전이다 저는 그렇게 보는데요. 저는 이수정 교수,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디올백에 대해서 사과 이런 연기를 피우더라고요. 그리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군불을 때서 이게 되겠느냐."(2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언론 보도를 보고 의원들이 대부분 충격을 받은 그런 상황이죠. 저도 깜짝 놀랐고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혀 몰랐죠. 두 분은 서로 얘기하지 않아도 서로 입장을 잘 헤아리고 충분히 소통이 되는 그런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보도가 나와서 당이 충격에 휩싸인 것이죠."(22일 YTN 뉴스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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