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조규성… 클린스만의 고집은 이번에도 실패였다[아시안컵]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은 또다시 최전방에 조규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조규성은 둔한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모처럼만에 다가온 기회도 날려버렸다. 클린스만호는 조규성의 부진 속에 또다시 무승부를 기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3차전 말레이시아전을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5점(골득실 +2)을 기록하며 E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에서 격돌한다.

당초 한국은 이날 경기 전에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24일 D조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마무리된 후, 조 3위 중 상위 4개팀 안에 포함되는 것을 확보하면서 16강 티켓을 잡았다.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할 명분을 얻은 셈이다.

한국에게 말레이시아전 로테이션은 꼭 필요한 장치였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까지 무려 7명(손흥민, 김민재, 황인범, 조규성, 박용우, 이기제, 오현규)이나 경고 카드를 받았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전에서 경고 카드를 한 장 더 받을 경우, 16강전에 출전할 수 없는 몸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으로서는 이들을 벤치로 불러들여 '16강 출전정지' 경우의 수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유럽에서 쉼없이 클럽 경기를 펼치고 카타르에 합류한 선수들에게는 휴식이 절실했다. 더불어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여줬던 조규성에게도 쉼표가 필수였다. 한 경기를 쉬며,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 1,2차전에 이어 말레이시전에서도 조규성을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또다시 조규성을 향한 전폭적인 신뢰를 드러낸 셈이다.

사령탑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조규성은 이날 말레이시아의 밀집수비에 꽁꽁 묶였다. 미드필더들의 뒷공간 패스에도 느린 주력으로 인해 이를 받지 못하거나 잡아도 긴 볼터치로 인해 뺏기는 일이 빈번했다.

조규성은 전반 43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설영우의 왼발 크로스를 가까운 포스트에서 헤딩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이번 대회 조규성의 첫 유효슈팅이었다. 무엇보다 조규성의 전매특허인 헤딩슈팅이었기에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조규성의 활약상은 더 이상 없었다. 오히려 후반 3분 후방에서 넘어온 긴패스를 지키려던 도중, 공을 밟아 미끄러졌다. 최근 컨디션이 저조하다는 것을 증명한 장면이었다. 결국 조규성은 후반 18분 교체됐다.

조규성의 끝없는 부진에도 '휴식' 대신 '선발 투입'을 고집한 클린스만 감독. 소득은 아무것도 없었다. 조규성의 부진은 더욱 깊어졌다. 팀은 무승부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의 '조규성 선발기용 고집'은 이번에도 실패였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