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라운드 眞끼리 데스매치...미스트롯3 최고 시청률 19.1%
경연은 노래 실력을 뽐내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노래와 함께 ‘사람’이 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스타 탄생’을 중계하는 TV오디션이 더욱 그렇다. 노래를 소재로 하는 인간극장이라고 할까. 영화 ‘스타 이즈 본’처럼 재능을 발굴하고 키워주는 이가 있어야 스타는 자라날 수 있다.
지난 25일 방송된 TV 조선 ‘미스트롯3′ 6회 3라운드 1대1 데스매치는 자신의 이야기를 드라마처럼 소화해낸 이들이 펼쳐낸 음악극이었다. 숨은 사연들이 하나둘 씩 영상을 통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도 마음의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이날 방송은 전국 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최고 19.1%를 기록하며. 6주 연속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 목요일 전체 프로그램 1위를 기록했다. 주간 예능 전체 1위. 지난 주 17.5%에 비해 다소 떨어진 수치. 이날 최대 관심사였던 한국의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 말레이시아전(3대3 무승부·tvN, tvN스포츠 합산 시청률 22.4%)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에선 데스매치 진과 진의 대결로 뜨거웠던 오유진과 배아현이 중심을 끌었다. 실력파의 경쟁으로 보였지만, 막상 문을 연 건 그간 대중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연이었다. ‘트롯 프린세스’라는 애칭으로 깜찍한 공주 같은 모습만 보였던 오유진이 실은 한 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 주로 자라며 트로트에 빠지게 됐다는 사연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생업으로 바쁜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며 “저녁은 (배달) 마라탕이지”라는 씩씩한 목소리의 열다섯 소녀는 유지나의 ‘모란 (母(어미모) 糷(밥 짓다 란)’을 택해 엄마가 해주시는 밥에 대한 그리움과 따뜻함을 그렸다.
엄마 밥은 곧 엄마 품이었다. ‘엄마가 그랬었지 나처럼 살지 말아라. 엄마가 그랬었지 남 하는 것 다 해봐라. 다음 세상엔 그때는 엄마가 나의 딸로 태어나주세요.’ 오유진 특유의 경쾌함은 덜했지만 진심은 완성도를 초월했다. 이날 녹화 현장에선 방송에서 보여준 사연이 비추지도 않았는데도, 방청석에선 눈물을 보이는 이들도 여럿이었다. ‘엄마’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힘이기도 했다.
오유진을 맞은 배아현은 나훈아의 ‘모란동백’을 기교를 빼고 담백하게 불러 여운을 남겼다. 누가 들어도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은 무대였다. 하지만 마스터의 마음을 잡은 건 오유진이었다. 장윤정은 “오유진은 못하는 게 없어 앞으로 얼마나 성장을 할까 두려움을 느끼는 가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기교가 짙은 보컬들은 기교가 빠진 걸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배아현의 확장을 본 것 같다”라고 두 사람을 높이 평가했다. 진 대 진의 팽팽했던 데스매치 결과 오유진이 8 대 5로 승리했다.
뮤지컬 배우 9년차지만 여전히 떳떳이 이름 내걸만한 작품이 많지 않다는 양서윤의 선곡도 또 다른 인생곡 드라마이었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냥 송가인의 ‘무명배우’를 택해 대화를 하듯 노래를 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은 어쩐지 마른 겨울 나뭇가지처럼 쓸쓸해 보였던 양서윤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더 글로리’의 이름 그대로 영광으로 충만한 모습이었다. 이 무대로 ‘더글로리의 그녀’(OTT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비서역할)로 불리는 대신 양서윤이라는 가수의 이름 세 글자를 대중에 새길만 했다. 양서윤은 트로트 새내기 화연을 맞아 11대2로 승리했다.
국악을 전공한 김나율은 정의송의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를 선곡해 ‘약속’으로 미성을 선사한 한여름을 상대로 10대3으로 승리했다.
‘언니들’의 대결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누구 하나 탈락이 돼도 앞으로 후속 프로그램에서 계속 보고싶게끔 여유와 연륜 넉살있는 모습이 비췄다. 풍금과 천가연은 각각 한혜진의 ‘종로 3가’와 윤복희의 ‘왜 돌아보오’로 나섰다. 이찬원은 “마치 초대가수를 보는 듯한 완숙미와 노련함이 돋보였다”라고 풍금의 관록의 무대에 주목했다. 이어 그는 “뒷부분에 힘을 주기 위해 앞부분을 약하게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는데 천가연씨는 전조는 이럴 때 써야 한다는 걸 보여줬다”라면서 “맏언니들의 대결은 차원이 달랐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천가연은 강력한 경쟁자인 풍금을 9대 4로 꺾고 4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변은 또 연출됐다. 혜은이의 ‘제3한강교’를 선보인 대학부 정슬은 이미자의 ‘아씨’를 들고나온 챔피언부 채수현을 맞아 9대 4로 승리했다. 1라운드에선 11개하트로, 2라운드에선 추가 합격으로 오른 정슬이 현장에서 또다른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순간이었다. 타 방송을 통해 ‘장윤정 제자’로 잘 알려진 곽지은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정통 트로트의 강자 최향이 현인 ‘비 내리는 고모령’을 들고 나와 진득한 맛을 보여준 것에 정공법으로 맞섰다. 곽지은은 트리퍼스의 ‘정 주고 내가 우네’로 선곡해 빈틈없이 완벽한 조율로 최향을 11대 2로 꺾었다.
이날 또 주걱 트로트 창시자 이하린은 문희옥의 ‘사랑의 거리’로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무대를 보여주며 트로트 끼쟁이 슬기를 꺾었다. 트로트 탱탱볼 유수현은 최수호의 ‘조선의 남자’를 선곡해 카리스마와 강렬한 퍼포먼스를 뽐내며 반전의 충청 아가씨 송자영과의 대결에서 웃었다.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3주차 투표 집계 결과 ‘감성 천재’ 빈예서가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 ‘러블리 트로트퀸’ 오유진, 3위 ‘첫눈 보이스’ 정서주, 4위 ‘명품 끼 패키지’ 김소연, 5위 ‘꺾기 인간 문화재’ 배아현, 6위 ‘해남 처녀 농부’ 미스김, ‘나로호 6단 고음’ 복지은이 TOP7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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