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16강 확정] '고전' 한국, 사우디와 격돌...'신태용' 인니 첫 진출
25,26일 2023 아시안컵 E,F조 3차전 한국, 말레이시아와 3-3 조 2위
31일 F조 1위 사우디와 8강 다툼...인도네시아 첫 16강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갈지자' 걸음을 걷고 있는 한국의 16강 상대는 사우디로 확정됐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사상 첫 16강 진출의 꿈을 이뤘다.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은 조별리그를 마치면서 16강을 모두 가려냈다. 중동이 9팀(카타르 이란 이라크 바레인 사우디 시리아 팔레스타인 시리아 요르단)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한국과 일본은 조 2위 진출로 체면을 구겼다.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도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 한국, 16강 상대는 '사우디'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와 용병술이 한계를 보이면서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외친 한국의 목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23위 한국은 130위 말레이시아와 3골씩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힘겹게 3-3 무승부를 거두고 조2위로 16강에 올랐다. 1승 2무 승점 6점으로 조별리그를 마친 한국은 오는 31일 오전 1시 F조 1위 사우디 아라비아(2승 1무 승점 7)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클린스만의 용병술에 선수들은 지치고 기대했던 결과 또한 참혹했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비틀거리는 한국을 상대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며 이번 대회 첫 골과 첫 승점을 기록하며 최종전을 마무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총력전을 전개한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3차전에 앞서 '16강 확정 선물'을 받았지만 7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주전들을 대거 기용하는 '정공법'으로 나섰다. 16강전을 위해서는 '경고 카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조 1위를 위한 승리에 집착하는 선수 기용을 펼쳤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 박용우 김민재 이기제 조규성 손흥민이 옐로카드를 받고, 요르단과 2차전에서 황인범 오현규도 경고를 받은 상태였다.
경고 7명 가운데 부상을 당한 이기제만 뛰지 않았다. 대회 규정상 경고가 누적되면 16강전을 뛸 수 없는 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오로지 당장의 승리에 집착하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대했던 승리도 놓치고 선수들의 사기도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조규성은 여전히 부진했고, 수비는 3경기 연속 실점하며 불안을 노출했다. 부상으로 소집 해제된 골키퍼 김승규 대신 2차전부터 골문을 지킨 조현우는 2경기에서 5실점하며 수비 불안을 가중시켰다. 3경기 8골 6실점의 수비 불안은 지면 탈락인 결선 토너먼트에서 한국의 가장 약점인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전반 21분 이강인의 코너킥 도움을 받은 정우영의 헤더 선제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1-0 리드로 전반을 마치고 후반에 들어서면서 수비 불안이 드러났다. 후반 6분과 17분 말레이시아의 역습에 두 골을 연달아 내주며 역전을 당했다.
후반 38분 이강인이 절묘한 프리킥으로 2-2를 만들었다. 이강인의 골은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로 수정됐다가 다시 이강인 골로 인정됐다. 1골 1도움을 추가한 이강인은 대회 3호골로 득점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후반 추가시간(90+4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3-2 역전승을 거두는가 했으나 또 추가시간 (90+15분)에 3-3 동점골을 허용해 아쉬움을 짙게 남겼다.
이날 주심을 맡은 사우디의 칼리드 알 투라이스 심판은 페널티 박스의 경합 상황 VAR 판정에서 잇따라 한국에 불리한 결정을 내려 한국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굳이 주전들을 내세우지 않아도 될 경기에서 총력전을 전개한 것은 감독의 판단이었다.
한국과 8강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될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인터밀란(이탈리아) 등을 이끌며 '세계적 명장'이란 칭송을 받은 로베르토 만치니(이탈리아) 감독의 지휘 하에 4번째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9월 클린스만호에 출범 후 첫승을 안겨준 팀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출범한 클린스만호는 3무 2패로 부진하다 9월 웨일스 원정에서 사우디에 1-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FIFA 랭킹 56위의 사우디는 23위의 한국보다 낮지만, 역대 전적 5승 8무 5패로 호각지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홈경기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에서 격돌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한 벤치 대결에서 과연 우위를 보일지도 미지수다.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에서 이재성이 경고를 받아 모두 8명이 경고 한 장씩을 갖고 있는 한국은 사우디전을 이기더라도 이 가운데 한 명이라도 경고를 받게 되면 8강전에 나설 수 없다.
◆ '16강 한일전' 불발 한국, 사우디 호주 이라크 UAE 등과 결승 진출 경쟁
불행 중 다행이라면 결선 토너먼트 대진이 상대적으로 좋아졌다는 점이다.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면 D조 2위 일본과 8강 진출을 다퉈야 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조 2위를 차지함으로서 건너편 대진으로 넘어갔다. 한국이 만약 일본과 16강전을 펼치게 됐다면 이기더라도 이란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등과 결승 진출 경쟁을 펼쳐야 했다.
26일 가장 늦게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친 F조의 사우디는 태국과 0-0을 기록하며 2승 1무, 승점 7로 16강에 올랐다. 같은 시간대에 펼쳐진 키르기스스탄과 오만 또한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승점 2의 3위 오만과 승점 1의 키르기스스탄은 16강에 오르지 못하고 동반 탈락했다.
이로써 결정되지 못했던 3위 와일드 카드 2장도 신태용 감독의 D조 3위 인도네시아와 E조 3위 요르단으로 확정됐다. 나머지 두 장의 와일드카드는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이 차지했었다. 총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6개조로 나뉘어 조 1,2위팀과 3위 상위 4팀이 16강에 올란 녹다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오는 31일 오전 1시 한국과 사우디의 16강 맞대결이 펼쳐질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역전골에 힘입어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약속의 땅'이다.
16강 토너먼트는 오는 28일 오후 8시 30분 호주-인도네시아전을 시작으로 8경기를 펼쳐 8강 진출팀을 가리게 된다. 29일 타지키스탄-UAE, 이라크-요르단, 30일 카타르-팔레스타인, 우즈베키스탄-태국, 31일 사우디 아라비아-한국, 바레인-일본, 2월 1일 이란-시리아 경기가 펼쳐진다.
한편 조별리그 36경기에서는 모두 87골이 터져 경기당 2.42골이 기록됐다. 레드카드 7장, 옐로카드 105장이 발부됐다. 개인 득점 순위에서는 이라크의 아이멘 후세인이 5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한국의 이강인과 일본의 우에다 아야세, 카타르의 아크람 아피프가 3골로 공동 2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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