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구창모→고영표, 투수 비FA 100억원대 계약 쭉쭉…타자는 구자욱 이후 뚝, 김혜성 ML행 선언 안 했다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흥미로운 일이다. 비FA 다년계약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지 4년째다. FA 시장과는 달리 투수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
고영표(33)가 KT 위즈로부터 가치를 인정을 받았다. FA를 1년 앞두고 KT와 5년 107억원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FA 시장에서 초대형 계약은 대부분 타자의 몫이지만, 비 FA 시장에선 FA 자격을 갖추기 전,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투수들이 활짝 웃는다.
김광현(SSG 랜더스, 4년 151억원), 구창모(NC 다이노스, 6+1년 132억원)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야수 비 FA 다년계약자들 중 100억원대 계약자는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5년 120억원)이 유일하다. 구자욱에 이어 두 번째 100억원대 비FA 다년계약자는 누구일까.
▲KBO리그 역대 비FA 다년계약 현황
2021년 12월14일/박종훈/SSG/5년 65억원
2021년 12월14일/문승원/SSG/5년 55억원
2021년 12월25일/한유섬/SSG/5년 60억원
2022년 2월3일/구자욱/삼성/5년 120억원
2022년 3월8일/김광현/SSG/4년 151억원
2022년 10월26일/박세웅/롯데/5년 90억원
2022년 12월17일/구창모/NC/6+1년 132억원
2023년 6월29일/이원석/키움/2+1년 10억원
2023년 10월16일/김태군/KIA/3년 25억원
2024년 1월5일/최형우/KIA/1+1년 22억원
2024년 1월20일/김성현/SSG 3년 6억원
2024년 1월25일/고영표/KT 4년 107억원
대부분 비FA 다년계약은 FA를 1년 남기고 성사됐다. 2024-2025 FA 시장은 선발투수 최원태(LG 트윈스)와 엄상백(KT 위즈), 그리고 김원중, 구승민(이상 롯데 자이언츠), 임기영, 장현식(이상 KIA 타이거즈) 등 불펜투수들이 돋보인다. 야수는 최정(SSG 랜더스) 정도 외엔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
이는 곧 고액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을 만한 야수가 당장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긴 호흡으로 봐야 하는데, 현재 각 팀에 눈에 띄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타자들이 타깃에 들어오는 건 사실이다. 단, 실제로 구단들이 이들을 장기계약으로 묶을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샐러리캡의 압박에, 야수의 경우 FA 시장에 나가면 몸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점, 최근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은 몸값 대박도 대박이지만,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지로 두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구자욱을 이을 타자 비 FA 100억원대 계약자는 언젠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당장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KBO리그 최고 2루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지 않았다면, 몸값에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FA는 2년 남은 상황. 2년간 여전한 공수주 기량을 선보인 뒤 2025-2026 FA 시장에 나가면 100억원은 기본으로 깔고 간다는 얘기가 많다. 심지어 2년 뒤에도 27세다. 100억원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김혜성이 100억을 못 받으면 누가 100억을 받겠나”라고 했다.
흥미로운 건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드림을 밝히지 않았다면 키움이 김혜성에게 비FA 다년계약을 제시했을지 여부다. 2022-2023 FA 시장에선 의외로 외부 FA를 두 명(원종현 4년 25억원, 이형종 4년 20억원)이나 데려왔고, 2023시즌 도중 이원석에게 1+1년 10억원 계약을 안겼다. 투자를 하지 않는 팀이 아니다. 그러나 객관적, 상대적으로 엄청 많은 금액은 아니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는 이상, 구자욱을 잇는 비FA 야수 100억원대 계약은 당장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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