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 왔다’…다우·S&P500 또 최고치[월스트리트in]

김상윤 2024. 1. 2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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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GDP ‘서프라이즈’…PCE상승률도 2.0%
인플레이션 없이 성장 가능..소비자들 지갑 열어
성장성 악화 우려에 테슬라 12.1%↓…루시드·리비안↓
지정학적 위험에 원유 공급 우려…WTI 3% 상승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에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소식에 랠리가 이어졌다. 이른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에 한층 더 다가 선 것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시장이 바라는 3월보다 늦춰지긴 했지만, 올해 ‘피벗’에 나설 수밖에 없는 만큼 금리인하 시기는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났다. 이보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기업의 생산성 혁신 및 실적 향상이 투심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뉴욕 맨해튼 월가에 있는 황소상 (사진=AFP)
탄탄한 경제에도 물가는 안정적…“건전한 조합”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4% 상승한 3만8049.13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3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53% 오른 4894.16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18% 상승한 1만5510.5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고금리에도 강력한 소비가 뒷받침되면서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매우 강력한 것으로 입증된 덕분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연율 3.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3분기(4.9%)보다는 성장 속도가 둔화했지만, 시장 평균 예상치(2.0%)를 크게 웃돈 수치다. 팬데믹 이전의 미국 성장 추세와 유사하다.

예상보다 미국 경제가 강력했던 것은 소비가 탄탄하면서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부담 증가에도 불구, 소비가 크게 둔화하지 않았다. 미국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인 개인 지출은 지난 4분기에 2.8% 증가했다.

4분기 강력한 성장 덕분에 지난해 미국 경제는 전년대비 2.5% 성장했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지난해 약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시키며 놀라운 한해를 마감했다.

특히나 경제가 탄탄함에도 불구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는 점은 투자자들을 더욱 흥분시켰다. 연방준비제도가 물가상황을 파악할 때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분기 대비 2% 상승에 그친 점도 ‘굿(good)뉴스’였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케빈 고든은 “정말 건전한 데이터 조합이었다”며 “인플레이션이 없이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열반(nirvana)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US 뱅크 자산 관리 그룹의 수석 투자 전략 이사인 롭 하워스는 “GDP호조에도 인플레이션에 문제가 없었고, 소비자들이 계속 지갑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서프라이즈를 안겨줬다”며 “앞으로 기업들의 이익과 매출 성장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성 악화 우려에 테슬라 12.13%↓…리비안·루시드도 뚝

다만 테슬라는 12.13% 폭락하며 나스닥 상승폭을 제한했다. 테슬라가 올해 성장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주주 서한에서 “올해 차량 판매 증가률은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차세대 차량 출시를 준비하면서 지난해 달성한 차량 인도 증가율(38%) 보다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may be notably lower)”고 밝혔다.

전기차 선두인 테슬라의 실적이 저조하자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 오토모티브와 루시드도 영향을 받았다. 각각 2.22%, 5.67% 하락했다.

IBM은 예상을 웃돈 실적을 거두면서 9.49% 급등했고, AI 최대 수혜주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도 각각 0.57%, 0.42% 올랐다.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오후 4시30분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6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22%를, 30년물 국채금리도 4.1bp 내린 4.372%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7.7%bp 빠진 4.301%를 나타내고 있다. BMO의 금리 책임자 이안 린겐은 메모에서 “전반적으로 연준이 적어도 1분기까지는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견고한 데이터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가는 지정학적 위기 장기화에 따라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급등했다.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7.36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2.27달러(3.0%)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 종가 대비 1.92달러(2.4%) 오른 배럴당 81.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 공격을 지속하면서 원유 공급 지연 우려가 되살아났다.

달러는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6개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7% 오른 103.51을 기록 중이다.

유럽 증시도 대체로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30%, 독일 DAX 지수, 프랑스 CAC 40 지수도 각각 0.10%, 0.11% 상승했다. 영국 FTSE100지수도 보합인 0.03% 오른 채 마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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