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직원은 4명만 써야죠"…중처법이 뭐길래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27일 시행 유력
전국 83.7만 기업에 법 적용…안전 관리 힘써야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2년 유예 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오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에서도 법이 적용된다. 2024.1.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장도민 기자 = "아무리 손님이 몰려도 직원은 4명까지만 써야죠. 사고라도 나면 문 닫아야 해요."

"어떤 분들은 단순히 사고 안 나게 잘하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데, 그게 그렇게 한다고 되는 영역입니까?"

26일 국회와 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여야는 본회의 처리 안건에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을 2년 재유예하는 개정안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27일부터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도 중처법을 적용하는 상황이 유력해졌다.

이 법이 적용되면 직원을 5명 이상 채용한 동네 빵집, 식당, 카페 사장님들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모든 의사결정이 사장 1명에 의해 이뤄지는 소규모 업장의 경우 단 한 번의 사고가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새로 중처법을 적용을 받게 되는 사업장은 총 83만7000곳에 달한다. 이는 전체 사업장의 24%, 종사자는 800만명이다.

<뉴스1>에서는 전국의 수많은 사장님들을 떨게 만든 중처법 확대 적용에 앞서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중앙회의 관련 보고서를 기반으로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중대재해처벌법은 무엇인가? A.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을 규정하는 법이다. 처벌을 통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Q. 중대재해 기준이 뭘까? A. 중소기업중앙회의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안전관리 진단 매뉴얼'에 따르면 중대재해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말한다. 중대산업재해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 등이 있다. 직업성 질병의 경우 중추신경계장해 등의 급성중독·열사병·레지오넬라증·렙토스피라증·C형간염·B형간염·매독 등 24종이 포함된다.

중대시민재해는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 결함에 기인해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Q.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는 대상은? A. 상시근로자를 5명 이상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모두 법 적용 대상이다. 상시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기간제 근로자 △일용근로자 △파견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등을 포함한다.

Q.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시기는? A. 이달 27일부터 △개인사업주 △상시근로자 50명 미만 사업 또는 사업장 △건설업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 현장도 중처법이 적용된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은 2022년 1월27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Q. 전국의 50인 미만 사업장 규모는? A. 정부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은 전국 83만7000개에 달한다. 해당 사업장의 종사자 규모는 800만명이다.

Q. 위반 시 처벌 수위는? A.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받는다. 법인의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지만 주의와 감독을 위해 상당한 수준으로 게을리 대처하지 않았다면 처벌되지 않는다.

사망 사고를 제외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받는다. 법인은 10억원 이하의 벌금 처분이 내려진다.

Q.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중처법의 적용 대상이 된 50인 미만 사업장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있다. 재해 예방을 위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중처법을 대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올해 최대 1조5000억원을 투입, 안전관리 비용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전국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 대진단'도 실시한다. 개별 사업장이 채용하기 어려운 안전관리자 확보를 위해 2026년까지 전문인력 2만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