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역대 최다 실점'에도…클린스만 "우승 당연히 믿는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허술한 조직력을 노출하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런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우승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카타르 알 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을 3대3으로 비겼다. 바레인에 밀려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지만, 조별리그에서만 6실점을 내주는 등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조별리그 3경기 6실점은 한국의 역대 최다 실점 기록이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토너먼트에서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먼저 이날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끝나기 전 골이 나왔다. 화가 나고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페널티킥 판정, 황인범 선수의 파울이었음에도 골이 인정됐다. 85대 15의 점유율에서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후반 6분 황인범이 아리프 아리만에게 공을 빼앗기면서 동점 골을 내준 장면을 짚은 것이다. 당시 주심은 VAR(비디오 판독)을 통해 황인범에 대한 아리프 아이만의 파울 여부를 살폈지만, 최종적으로 말레이시아의 득점을 인정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에서 말레이시아 아이만에게 페널티킥 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력이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 "조별 예선과 토너먼트는 양상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한 팀 쉬운 팀은 없다. 첫 번째 경기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까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2실점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부상 선수들이 많이 복귀해서 좋은 옵션들이 많아졌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금 세대로 불리는 선수단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전술적인 부분은 선수들과 앉아서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역습 시 수비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진지하게 분석하고 대화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서 기대를 모았던 16강 한일전은 불발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늘 결과가) D조 2위 일본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계획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오기 전에 무조건 조 1위를 하자, 승리하고 다음 라운드로 가자고 했다. 우리 선수들은 오늘 잘했고,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며 "목표는 승리였고, 조 1위를 하려고 했다. (일본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에서 돌파가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긍정적인 부분으로 "부상이었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진수(전북)가 복귀했고, 경고 때문에 16강에 어려움 있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누적이 없었던 것도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또 '조별리그 6실점을 했는데, 이런 팀이 여전히 우승할 수 있다고 믿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오는 31일 F조 1위와 16강에서 맞붙는다. F조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태국이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사우디가 2승 승점 6으로 1위, 태국이 1승 1무 승점 4로 2위다. 사우디와 태국은 26일 맞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사우디와 통산 18차례 맞대결에서 5승 7무 6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태국을 상대로는 30승 7무 9패로 크게 앞서 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