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올해도 100억 이상 썼다… 집토끼 다 잡았다, 이승엽 체제 팍팍 밀어준다

김태우 기자 2024. 1. 2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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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두산과 2+2년 총액 24억5000만 원에 계약한 홍건희 ⓒ두산베어스
▲ 최대 6년 총액 78억 원에 계약한 뒤 올해 주장까지 맡은 양석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좀처럼 협상이 진척되지 않아 주위의 애를 태우던 홍건희(32‧두산)가 캠프 출발을 앞두고 자신의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를 마쳤다. 비교적 합리적인 금액에 계약을 마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양석환(33)에 이어 홍건희까지 눌러 앉히며 오프시즌 내부 FA를 모두 잡는 성과를 거뒀다.

두산은 보도자료를 내고 팀의 주축 불펜 투수인 홍건희와 계약했다고 25일 공식 발표했다. 조건은 2+2년 총액 최대 24억5000만 원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계약금 3억 원, 연봉 총액 21억 원, 인센티브 5000만 원이다. 홍건희는 4년의 계약을 모두 가져갈 경우 24억 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예상했던 금액보다 총액이 다소 내려오기는 했지만, 대신 보장액 비율을 높이며 막바지 협상을 풀어나갔다.

두산에 따르면 첫 2년 계약은 총액 9억5000만 원이다. 그러나 2년 계약이 끝난 뒤 선수 옵션이 있다. 홍건희가 이 옵션을 행사할 경우 2년 15억 원을 더 받는다. 2년 뒤 일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홍건희가 대체 불가의 활약을 할 경우 비FA 다년 계약 추진 등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을 전망이다. 결국 앞으로 2년을 얼마나 알차게 보내느냐가 중요해졌다.

두산은 ‘화순고를 졸업한 홍건희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을 받아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2020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었고, 이적 후 237경기에서 12승24패39홀드44세이브,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03경기 21승44패49세이브44홀드, 평균자책점 5.10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구단 관계자는 “홍건희는 4년간 꾸준히 불펜의 중심을 잡아줬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전제로 협상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마운드 위와 아래 모두에서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계약을 마친 홍건희는 “협상 기간 동안 팬들께서 ‘베어스에 남아 달라’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계속해서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마음가짐은 새롭다”며 “오래 기다리게 한 만큼 마운드 위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것만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로써 두산은 이번 2024 KBO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온 두 명의 내부 FA를 모두 잡은 채 시장에서 철수한다. 내야수이자 팀의 중심 타자인 양석환과는 비교적 일찍 계약을 마쳤다. 지난 해 11월 30일 4+2년 총액 78억 원에 합의했다. 첫 4년 계약의 총액은 최대 65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총액 39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이다. 여기에 4년 계약이 끝난 뒤에는 구단과 선수의 합의로 발동되는 2년 13억 원의 상호 옵션을 포함하는 조건이다.

▲ 홍건희 협상은 더디게 풀렸으나 캠프 전 합의에 성공했다 ⓒ두산베어스
▲ 홍건희는 팀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연합뉴스

반대로 홍건희 시장은 생각보다 더디게 풀렸다. 양쪽 모두 서로를 원하는 것은 분명했으나 샐러리캡 상황이 녹록치 않은 두산으로서는 홍건희에 마냥 많은 돈을 줄 수는 없었다. 여기에 보상 A등급이라 타 팀이 섣불리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두산은 타 팀의 샐러리캡 여유분까지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었고, 구단 우위 시장을 확인한 채 홍건희 측의 반응을 기다렸다.

홍건희 협상은 지난해 11월 30일 처음 있었다. 당시에서는 서로의 생각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에 에이전트 교체가 있었고, 양측은 상황이 정리된 뒤 1월 3일 다시 만났다. 두산은 여기서 총액에서는 최종 금액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액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좀처럼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이에 홍건희는 1월 15일 열렸던 팀의 시무식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2024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뛸 가능성이 높았지만 엄연하게 따지면 소속 선수가 아닌 FA 신분이었기에 참석이 껄끄러웠던 것이다. 당시 시무식에 참가한 이승엽 두산 감독 또한 “홍건희는 구단에서 잘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홍건희가 팀에 필요한 전력을 간접적으로 역설했다.

답보 상태였던 협상은 최근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25일 최종 결론에 이르렀다. 캠프 출발을 앞둔데다 이미 FA 시장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는 양상이었다. 홍건희로서는 더 끌어봐야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물론 2년씩 옵션이 붙기는 했으나 두산은 총액 기준으로 양석환과 홍건희 두 명에게 100억 원이 넘는 102억5000만 원을 지출하며 최근 FA 시장에서의 투자 흐름을 이어 갔다. 2년 차를 맞이하는 이승엽 감독 체제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도 굳건했다.

홍건희는 두산 불펜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2020년 시즌 도중 KIA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돼 입단한 이후 경력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구장이 넓은 잠실 효과를 등에 업고 더 적극적으로 승부하기 시작했고, 구속도 늘어나면서 2021년에는 팀의 필승조로 거듭났다. 당장 2022년에는 팀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정철원이 마무리를 맡았으나 7~8회를 책임지는 선수로 여전히 그 중요성이 컸다.

▲ 내부 FA를 모두 잡은 두산은 이승엽 감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홍건희의 지난 3년을 보면 팀에서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는지 알 수 있다. 홍건희는 최근 3년간 총 187경기에 나갔다. 김명신(196경기)에 이어 팀 내 2위다. 여기에 198이닝을 소화했고, 9승20패31홀드43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하는 등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잔류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높기는 했지만 두산도 최종 계약으로 한숨을 돌렸다. 김명신은 지난 3년간 홍건희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경기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3년간 196경기에 나가 무려 225⅔이닝을 던졌다. 2022년 72⅔이닝, 지난해에도 똑같이 72⅔이닝을 던진 정철원 또한 2년간 많이 던진 축에 속한다. 피로도가 쌓여있다. 두 선수 모두 2024년 변수는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하는 불펜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그게 팀 불펜을 오랜 기간 지켜 경험이 풍부하고 사정에 익숙한 홍건희라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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