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한 동물 친구들 있는 곳 어디든 달려갑니다"[최기자의 동행]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2024. 1.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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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하겠습니다."

그는 "오늘은 청소 위주로 봉사를 해서 강아지들과 더 많이 놀아줄 수 있었다"며 "작은 애정이나 손길이더라도 필요한 동물에게 닿는다면 큰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3월부터 10기 회장으로 이름을 올리는 김솜다리씨는 "선한 눈망울을 가진 동물 친구들이 조금이나마 더 행복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기를 소망한다"며 "바이오필리아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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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수의대 동아리 바이오필리아 봉사현장
건국대학교 수의대 학생들이 21일 인천시수의사회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인천=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실례하겠습니다."

요즘 MZ세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공손하고 상냥한 말투의 한 대학생. 이 친절한 말투는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가족이 없는 강아지를 보고 한 말이었던 것.

이 학생은 강아지가 앉아 있는 견사의 문을 열고 "청소를 해야 하니 잠시 실례하겠다"고 말했다. 앳된 얼굴로 개에게 양해를 구하는 귀여운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웃음보를 떠뜨렸다.

건국대학교 수의대 학생들이 21일 인천시수의사회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지난 21일 인천시수의사회(회장 박정현)가 운영하는 유실유기동물보호소에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아리 바이오필리아와 인천수의사회 봉사단 야나(단장 이재필)가 모였다. 보호소 청소를 하기 위해서다.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지닌 바이오필리아는 2015년 창설된 봉사동아리다. 재학생과 졸업생 200여명이 속해 있으며 건국대 동물병원장인 윤헌영 교수의 지도하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필리아는 매주 보호소 봉사를 다니면서 수의사들을 보조하거나 강아지 귀 또는 발톱 관리, 산책, 견사 청소 등을 한다.

국내 뿐 아니라 라오스와 같은 해외 봉사를 통해 동물복지 향상은 물론 문화 교류를 하며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수의대 학생들의 라오스 해외 봉사활동 모습(바이오필리아 제공)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번 인천 보호소 봉사는 한지원씨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지원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수의사가 되기를 꿈꾸며 이곳에서 봉사를 했고 첫 반려동물 입양을 한 인연도 있어서 추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보호소에 오자마자 익숙한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방역복을 입고 장화를 신은 뒤 손에는 청소도구를 들었다.

첫 방문인 만큼 정용길 보호소장의 설명을 들은 학생들은 구역을 나눠 청소를 시작했다.

수십 마리의 개들이 지내다 보니 청소를 해도 뒤돌아서면 배설물이 또 나왔다. 학생들은 개들의 이런 모습도 사랑스럽다는듯 "장이 튼튼하구나. 금방 치워줄게" 하며 오히려 위로의 말을 건넸다.

건국대학교 수의대 학생들이 21일 인천시수의사회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학생들은 깨끗하게 설거지를 한 그릇에 사료와 물을 담았다. 청소 후 깨끗해진 바닥에 철퍼덕 앉아 개들과 교감하기도 했다. 마치 미래 수의사로서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신뢰를 얻으려는 것처럼.

양지원씨는 치와와를 품에 안고 쓰다듬었다. 사람의 손길을 느낀 치와와는 문밖을 나서는 지원씨의 뒷모습을 보며 짖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오늘은 청소 위주로 봉사를 해서 강아지들과 더 많이 놀아줄 수 있었다"며 "작은 애정이나 손길이더라도 필요한 동물에게 닿는다면 큰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 청소를 한 윤혜영 연수구의원은 "모두 정말 착하고 밝다. 동물을 사랑하고 예의도 바른 모습에 감동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건국대학교 수의대 학생들이 21일 인천시수의사회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바이오필리아 활동을 주도하는 학생들은 이번 봉사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9기 회장인 김민주씨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가 바이오필리아를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를 통해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동아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월부터 10기 회장으로 이름을 올리는 김솜다리씨는 "선한 눈망울을 가진 동물 친구들이 조금이나마 더 행복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기를 소망한다"며 "바이오필리아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해피펫]

인천시수의사회와 건국대학교 수의대 학생들은 21일 인천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news1-10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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