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 암표에 허탈”, ‘암표와의 전쟁’ 위해 NFT 티켓까지 나온 가요계 [SS초점]
[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K팝 가수들이 ‘암표와의 전쟁’을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섰다. 가수들이 ‘암표 근절’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직접 불법거래업자를 잡는가 하면 NFT티켓까지 도입했다.
2020년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됐던 공연계가 엔데믹 이후 부활하면서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암표 건수는 2020년 359건에서 2022년에는 4224건으로 10배 넘게 폭증했다. ‘피켓팅’으로 불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는 2장에 550만원까지 암표 값이 치솟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가수 장범준이 자신의 공연에 NFT 티켓을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NFT 티켓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있어 티켓을 구매한 본인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양도는 물론 암표 거래도 불가능하다. 입장권 부정 판매에 자주 이용되는 ‘매크로(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프로그램)’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암표를 근절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는 업계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장범준은 다음 달 7일부터 3주간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92 장범준 : 소리없는 비가 내린다’를 통해 암표를 차단할 수 있는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티켓’을 활용한 공연을 펼친다.
이 공연 티켓은 전량 NFT 티켓으로 발행된다. 티켓을 구매하는 방식도 기존 방식과 다르다. 검증 가능한 난수를 무작위로 생성하는 방식으로 랜덤 추첨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당첨된 사람만 NFT 티켓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장범준은 최근 진행한 소극장 공연에서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기존 판매 티켓을 일괄 취소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소속사 차원에서 암표 제재 방침을 전하던 과거와 달리 아티스트가 직접 전면에 나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팬들 사이에서도 암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유는 부정 티켓 거래 적발시 팬클럽에서 영구 퇴출하고 암표 신고자에게 해당 티켓을 포상하는 ‘암행어사제’를 도입했고, 임영웅은 불법 거래로 간주되는 예매 건에 대해 사전 안내 없이 바로 취소시키는 등 강하게 대처했다. 성시경은 지난달 연말 콘서트에서 1인당 1장만 구매 가능한 현장 판매를 실시햇으며 그의 매니저는 구매자로 위장해 온라인 부정 티켓 거래 현장을 단속하기도 했다.
오는 3월부터는 공연법 개정으로 매크로를 활용한 예매·웃돈 거래 제재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기술적인 발전으로 NFT 티켓을 통한 판매가 이뤄지며 암표 근절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암표 근절을 위한 노력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지속적인 감시와 함께 온라인 암표 거래 금지 등 추가적인 법 개정도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불법 암표 매매를 적발하고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장은 “순진한 팬심을 이용해 산업 구조를 무너트리는 불법 행위는 중죄로 처벌받아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경범죄로도 처벌하는 상황”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주에서 티켓 재판매를 허용하고 있지만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시 최대 1만6000달러 벌금형에 처하는 온라인티켓거래개선법(Better Online Ticket Sales Act)을 지난 2016년 제정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오프라인 암표 매매에 한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20만원의 벌금이나 구류·과료 처분을 할 뿐 온라인을 통한 암표 거래는 제재할 근거가 없다. 경범죄처벌법 개정안에 온라인 암표 거래를 포함해 범죄행위를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국회에서는 온라인 암표 매매를 막기 위한 법안이 여러 건 발의되었으나 표류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연법이 개정되기는 하나 매크로 사용을 확인하기 어려워 사실상 적발이 불가능하다”며 “팬심을 악용한 암표는 K팝 음악, 공연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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