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의 협상→출국 D-4 극적 타결!…'2+2년 24.5억원' 어떻게 나왔나 [SC 비하인드]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스프링캠프를 4일 앞두고 극적인 계약 성사. 길었던 협상 기간 만큼, 선수와 구단이 만족할 결과가 나왔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투수 홍건희와 2+2년 최대 24억5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21억원, 인센티브 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첫 2년 계약의 총액은 9억5000만원이다. 2년 계약이 끝난 뒤에는 2년 15억원의 선수 옵션을 포함했다.
두산은 오는 29일 호주 시드니로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가운데 큰 과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홍건희에 앞서 양석환과는 4+2년 총액 7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홍건희는 두산에서 기량을 꽃피웠다. 입단 당시부터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제구에서 아쉬운 모음을 보였던 그는 2020년 6월 류지혁과의 1대1 트레이드로 두산으로 이적했다.
확실한 전환점이 됐다. '투수친화적'인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이점도 있었다. 여기에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투수 코칭스태프들은 "제구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있게 던져라"라는 조언도 한몫을 했다.
자신감을 찾음과 동시에 제구도 안정을 찾았고, 이후 60이닝을 보장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2021년 65경기 74⅓이닝 6승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 2022년 58경기 62이닝 18세이브 9홀드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에도 꾸준한 피칭이 이어졌다. 64경기 61⅔이닝 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활약했다. 시즌 막바지 마무리투수에서 내려오기는했지만, 9월 이후 14경기에서 14⅓이닝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는 믿을 수 있는 투수로 기량을 뽐냈다.
또한 2021년부터 3년 연속 투수조장으로 투수진을 이끌면서 마운드 안팎에서 귀감이 되는 선수로 자리매김을 했다.
두산으로서도 홍건희가 필요했다. 지난해 5위로 마친 두산은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설정했다. 확실하게 60이닝을 소화하는 불펜을 키워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 이승엽 두산 감독도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투수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홍건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15일 창단 기념식을 마치고도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싶다. 구단에서 잘해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홍건희의 잔류를 바랐다.
홍건희와 두산이 계약에 이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에이전트도 한 차례 바뀌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가 샐러리캡을 깰 수밖에 없는 큰 돈을 요구해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총 네 차례의 협상.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11월 30일 첫 번째 만남
홍건희 에이전트와 두산이 첫 만난 자리. 홍건희 에이전트 측은 4년 보장에 두산이 설정한 금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불렀다. 첫 협상에서 생각한 금액 이상을 부르는 건 종종 있는 일. 최근 계약에 이른 불펜 투수들의 금액을 기준점으로 들고 나온 듯 했다. 초기 요구 금액을 들어주기에는 두산의 샐러리캡이 가득 차 있었다. 내부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이었다. 두산은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시장을 보고 오라"며 협상을 마무리했다.
▶1월 3일 두 번째 만남
해가 넘어서 성사된 두 번째 협상 자리. 홍건희는 그사이 에이전트를 교체했다. 기존 에이전트사에서 내부적인 문제가 생겼다. 홍건희 협상이 11월 말에서야 진행됐던 이유였다. 그마저도 첫 제시 금액도 제대로 된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가. 협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새 에이전트와 두산과의 첫 만남. 사실상 '첫 협상'이었다.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았다. 금액적인 이야기보다는 서로가 생각하는 선수의 가치 등의 대화가 오갔다. 탐색전이었다.
▶1월20일 세 번째 만남
첫 협상보다는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다. 다만, 이번에도 총액 규모보다는 계약 방식으로 해법을 찾으려고 했다. 당시 두산 관계자는 "합의로 이르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계약을 해야할지에 대한 부분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홍건희 측은 "두산의 샐러리캡 규모를 알고 있는데 무작정 돈을 많이 달라고 할 수도 없다. 계약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협상 과정에서 금액적으로 구체적인 오퍼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월 25일 네번째 만남→계약
지방 구단에서 홍건희를 향해 관심을 보였다. 25일 두산과 홍건희 측의 협상 테이블이 열렸다. 사실상 '담판의 자리'였다. 4년 보장과 2+2년의 선택지가 있었다. +2에 대해서는 선수옵션과 상호 옵션 등에서 이야기가 나왔다. 두산으로서는 +2년을 선수 옵션으로 해줄 경우 보상 선수 및 보상금 없이 내줘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두산이 양보했다. 총액도 소폭 상승했다.
몇몇 협상 관계자들은 "차라리 연봉 협상 전에 가서 초반 계약을 목표로 했다면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연봉 협상이 모두 완료된 시점이었던 만큼, 두산으로서도 샐러리캡을 깨야지만 총액을 올려줄 수 있었다.
홍건희는 FA 등급이 A다. A등급의 선수를 영입할 시 원 소속 구단에 전년도 연봉에 300% 또는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의 선수를 내줘야 한다.
A등급에 샐러리캡, 동시에 2024년 시즌을 마치고 서진용(SSG) 구승민 김원중(이상 롯데) 등 불펜 자원이 시장에 나온다. 2024년 연봉 계약이 대부분 끝난 상황에서 구단들도 쉽사리 출혈을 감수하고 지갑을 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홍건희도 구단 사정 및 시장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다만, 에이전트 재선임 과정 등을 거치며 협상이 길어질수밖에 없었다.
홍건희는 4년을 보장받은 상황에서 동기 부여의 수단도 생겼다. 첫 2년이 지난 뒤 옵션을 행사한다고 해도 두산과 다시 한 번 계약을 진행할 수도 있고, 보상선수나 보상금 없이 이적을 할 수도 있다.
사실 상 2년의 재수 기간이다. 2년 뒤면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58억원에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을 한 김재윤과 나이가 같다.
두산으로서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샐러리캡을 깨지 않고 첫 2년 동안 60이닝이 보장된 필승조 투수와 동행을 할 수 있게 됐다. 홍건희가 동기부여를 갖고 뛰는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으로 수준급 불펜 투수를 기용할 수 있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홍건희는 4년간 꾸준히 불펜의 중심을 잡아줬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전제로 협상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마운드 위와 아래 모두에서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홍건희는 "구단도 최대한 나를 대우해주려고 했던 부분을 알고 있다. 2년 뒤 계약 선택권도 주신 만큼, 동기부여가 될 거 같다"라며 "두산에서 뛰고 싶은 만큼이 컸다. 많은 분들이 '남았으면 좋겠다'고도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렸다. FA 계약을 했으니 스프링캠프 준비 잘해서 올 시즌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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