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죈다" 정책모기지 20조 '싹둑'…보금자리론 4% 금리에 '시큰둥'
보금자리론 기본금리 4.2~4.5%, 은행 주담대보다 비싸 실효성 의문
(서울=뉴스1) 국종환 김근욱 기자 = 정부가 오는 29일 운영이 종료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대체해 새 보금자리론을 내놓으면서 대출요건을 강화하고, 정책모기지 공급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부채 증가를 촉발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새로 공개된 보금자리론은 취약차주가 아닌 일반차주에게 적용되는 기본금리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보다 높게 책정돼, 출시 전부터 대출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후 정책모기지 공급 및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안심전환대출 등을 통합한 장기 고정금리 정책모기지다. 금리인상기에 차주들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1년간 한시적으로 공급됐다. 주택가격 9억원 이하면 소득과 상관없이 은행 주담대보다 낮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수요가 몰렸고, 당초 공급목표액(39.6조원)을 초과한 44조원이 공급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촉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는 새로 출시하는 보금자리론의 지원요건을 특례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기본적으로 연소득(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이며, 주택가격 6억원 이하의 무주택자(일시적 2주택자 포함)에 한해 공급된다. 대출한도는 3억6000만원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받지 않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60%, 담보인정비율(LTV) 70%가 적용된다.
신혼부부는 연소득 8500만원 이하, 다자녀 가구는 자녀 수에 따라 8000만∼1억원까지 소득요건이 완화 적용된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자는 소득제한 없이 9억원 이하 주택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금융위는 특례보금자리론 이전에 취급했던 적격대출은 올해부터 공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적격대출은 보금자리론보다 다소 금리가 높지만 소득제한 없이 주택가격 6억~9억원까지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어 인기를 얻었던 정책모기지다. 적격대출이 중단됨에 따라 사실상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정책모기지 공백이 생긴 셈이다.
국토부가 신설한 신생아특례대출이 9억원 이하 주택에도 대출을 허용하나, 아이를 낳은 가구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상이 제한된다. 부부 합산소득도 1억3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올해 보금자리론을 포함한 정책모기지 총공급목표액도 대폭 줄였다. 금융위는 올해 보금자리론 공급규모를 10조원(±5조원)으로 책정했다. 국토부의 신생아특례대출(26조원)과 디딤돌대출을 합산해 총 40조원의 정책모기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급액(59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0조원 가량 줄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엄격히 관리하면서도 서민∙실수요층의 꼭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지원하는 균형된 접근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 원칙하에 정책모기지 공급을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업계에선 새로 출시된 보금자리론의 대출금리가 현재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와 비교해 크게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 특례보금자리론 만큼 수요가 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보금자리론의 기본금리는 연 4.2~4.5%로 책정됐다. 전세사기피해자에 한해서만 우대금리 최대치인 100bp(1bp=0.01%)가 적용되며, 장애인·다자녀(3자녀 이상)·다문화·한부모 가구의 경우 각각 70bp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저소득청년·신혼부부·신생아가구 등에는 10∼20bp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우대금리 최대 수준을 적용해도 3% 중반대에 이른다.
현재 금리인상기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에 따른 은행간 고객 유치 경쟁으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3%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23일 기준 연 3.39~5.58%로 집계됐다. 일반 차주의 경우 보금자리론보다 은행 주담대 상품의 금리가 더 저렴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때는 은행 주담대 금리가 비쌌지만, 최근엔 최저금리가 3% 초반까지 떨어져, 4%대인 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은 매우 낮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례보금자리론만큼 파장이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보금자리론이 장기 고정금리라는 매력이 있지만 지금은 시작 금리가 높다는 것이 허들이 될 수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보금자리론을 선택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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