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마법의 특효약 ‘꾀병’, 대신 아주 가끔만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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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숨차게 뛰어 벌건 얼굴 만들기.
'꾀병 사용법'은 안 좋은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문 날, 마법의 특효약 꾀병을 통해 걱정을 날려버리는 유쾌한 이야기다.
이제 꾀병이 다시 특효약이 될 때다.
어른도 함께 읽다 보면 가끔 꾀병에 속아 넘어가 주며 상대를 토닥여 주는 너그러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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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일이 꼬리를 무는 날
‘나 아파’ 한마디로 해결될까?
속아 주고 토닥여 주는 마음
꾀병 사용법
정연철 글, 이명하 그림 l 길벗어린이 l 1만5000원
일부러 숨차게 뛰어 벌건 얼굴 만들기. 샤프펜슬 뒷부분으로 팔뚝을 두들겨 두드러기처럼 만들기.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꾀병’으로 학교에서 조퇴하는 방법을 궁리하지 않았을까. 심장이 쿵쾅대며 지레 들킬까봐 시도하진 못했지만 말이다.
꾀병은 정말 말썽쟁이들이 꾀를 부리는 것으로 생각해야 할까. 아이에게도 그런 날이 있다. 아침부터 학교에 지각하고, 교실 화분을 깨 선생님한테 혼나고, 장난이 지나쳐 친구는 화를 내고, 혼자 집에 오는 길에 비가 갑자기 내리고. 그렇게 집에 왔는데, 엄마는 학원에 늦었다며 학원 가방을 쭉 내밀면…. 입과 어깨가 쓱 내려갈 때 나오는 한마디. “엄마, 나 아파.”
‘꾀병 사용법’은 안 좋은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문 날, 마법의 특효약 꾀병을 통해 걱정을 날려버리는 유쾌한 이야기다. 하굣길 비를 맞고 돌아온 아이는 왠지 진짜 몸이 아픈 것 같아 ‘에취’를 한다. 깜짝 놀란 엄마의 병원 가자는 말에 “그, 그 정도는 아냐!”라고 말을 더듬고, ‘가슴 뛰는 소리가 천둥소리만큼 크게 들’릴 정도로 조마조마하지만, 걱정해주는 엄마의 다정한 눈빛과 손에 사르르 녹는다.
일단 학원을 안 가는 데는 성공. 걱정은 이불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다. 아빠가 퇴근길에 맛있는 치킨을 사 왔는데 방 밖으로 나가도 될까. 사과를 못 한 친구와는 어떻게 화해를 할까. 이제 꾀병이 다시 특효약이 될 때다. 출판사는 “아주 가끔 꾀병이 통할 때면, 공부 안 하고 당당히 놀 수 있다는 기쁨과 함께 관심을 갖고 돌봐주는 어른들의 다정함에 (아이들의) 마음이 한껏 더 따뜻해지곤 한다”고 소개했다. 어른도 함께 읽다 보면 가끔 꾀병에 속아 넘어가 주며 상대를 토닥여 주는 너그러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글을 쓴 정연철 작가는 20년 넘게 교직에서 일하며 ‘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시리즈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썼다. 이명하 작가의 그림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바뀌는 아이의 마음 변화를 세심하게 그려냈다. ‘아파트 앞 치킨 냠냠’ 등 따뜻한 웃음이 배어 나오게 하는 장면은 오랫동안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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