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온갖 새 이야기가 날아든다…도시 ‘1호’ 새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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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만나기 전, 내가 보는 세상은 아름답긴 했지만 소리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었다.
지난해에는 '맹순씨네 아파트에 온 새'(피스북스)라는 책을 내고 북토크를 이어나가면서 도시에서 살아가는 새와 인간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3월 탐조책방은 3년간의 경기상상캠퍼스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준비를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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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만나기 전, 내가 보는 세상은 아름답긴 했지만 소리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었다. 처음 직박구리라는 새를 만나고 나서야 세상은 온통 새들의 소리로 꽉 차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같은 세상이었지만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 거다! 새를 관찰하는 ‘탐조’라는 단어를 알게 되고 새를 처음 만난 2015년 겨울, 그렇게 새를 따라간 길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었다.
2020년 코로나19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불안하던 시절, 아파트 단지에서 탐조를 하기 시작했다. 탐조는 늘 멀리 어디론가 가서 새를 만나는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아파트에서 또 한번 놀라운 경험을 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아파트 단지에서도 새를 만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1년 동안 우리 아파트에서 새를 관찰하면 과연 몇 종의 새를 만날 수 있을까?’ 하고 혼자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가 몇 달 만에 30종이 넘는 새를 관찰하면서 언니와 엄마 맹순씨가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되었고, 새를 보고 기록하는 프로젝트 그룹인 ‘아파트 탐조단’을 만들면서 전국 아파트에 사는 분들과 함께 기록을 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아파트에서 탐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갔고, 그 이듬해인 2021년 자연스럽게 도시 탐조를 주제로 한 국내1호 탐조 전문 책방을 열었다.
탐조책방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탐조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는 탐조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탐조에 필요한 쌍안경과 도감 등 탐조용품을 소개하고, 새와 관련된 책을 300종 이상 한자리에 모아 누구라도 새가 궁금하면 찾아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도서관에 가면 책은 많지만 한 가지 주제의 책을 한 자리에서 보기는 쉽지 않은데 탐조를 주제로 한 책방이 만들어지면서 저자와 탐조를 주제로 다양한 북토크가 진행되고, 이는 다시 새를 주제로 한 책 출간으로 이어져 새를 주제로 한 책 출판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탐조를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탐조 프로그램이 매달 진행되고 있는데 도시에서 새를 관찰하는 ‘새산책’ 탐조 프로그램도 3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새를 관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새를 주제로 한 탐조문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 최근에는 경기도미술관, 전곡선사박물관, 경기상상캠퍼스, 선경도서관 등 협업을 하고 싶어하는 단체들과 다양한 탐조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 덕분에 탐조의 매력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탐조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23년에는 탐조하는 작가로 유명한 정세랑 작가와 탐조책방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기도 했고, 새만금 수라 갯벌을 다룬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 시사회를 탐조책방에서 기획해 영화관에서 열면서 수라 갯벌을 아끼는 분들이 책방을 찾아오기도 했다. 매년 새 달력을 만들고 있는 팔순의 새 그림작가 맹순씨의 귀여운 새 그림은 굿즈로 만들어져 책방을 찾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맹순씨네 아파트에 온 새’(피스북스)라는 책을 내고 북토크를 이어나가면서 도시에서 살아가는 새와 인간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3월 탐조책방은 3년간의 경기상상캠퍼스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준비를 마친 상태다. 아직 탐조책방에 와보지 않은 분들은 탐조책방을 방문해 보실 것을 권한다. 3년간의 이야기가 담긴 상상캠퍼스 속 탐조책방이든,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새로운 공간에서의 탐조책방이든 분명 당신의 마음을 울릴 것이다.
수원/글·사진 박임자 탐조책방 책방지기
탐조책방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 경기상상캠퍼스 청년1981 201호
http://instagram.com/_bird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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