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예외 없음

한겨레 2024. 1. 2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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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22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부상당한 딸 옆에 앉아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눈물 짓고 있다. 에이피 연합뉴스

식당에서 틀어놓은 뉴스 소리가 너무 커서 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폭격으로 가자지구의 병원에 있던 모두가 죽었다고 한다 우리는 숟가락을 든 채로 텔레비전을 본다 신이 너무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생선에 레몬즙을 뿌리고 살을 바른다 너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들리지 않는다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에 대해 세계가 하나될 수 없음에 대해 너는 말한다 들리지 않는다 기자는 병원 앞에 서 있다 폭발음이 들리고 폭발음이 또 들린다 귀를 막고 싶은데 신이 총을 들고 있어서 나는 두 손을 들고 있다 모두 죽을 것이다

- 강성은의 시, 반년간지 ‘한국문학’(2024년 상반기)에서
예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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