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메가시티는 필패! 확신의 ‘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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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와 '철거되는 기억' 등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사는 서민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포착하고,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한 '도시 문헌학자' 김시덕 박사가 이번에는 임장에 나섰다.
김 박사는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같은 위험 요인, 총선 같은 정치적 이슈, 인구 및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부 정책에만 초점을 맞추면 도시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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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덕 지음/포레스트북스
492쪽/2만 5000원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와 ‘철거되는 기억’ 등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사는 서민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포착하고,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한 ‘도시 문헌학자’ 김시덕 박사가 이번에는 임장에 나섰다.
‘임장’은 ‘현장을 방문한다’는 뜻의 일본식 표현으로 부동산 쪽에서는 현장에 직접 가서 부동산의 특성이나 가치를 파악하는 행위를 말한다. 임장이란 단어 때문에 일반 부동산 투자책들처럼 ‘어디가 뜰 것이니 놓치지 말아라’ 같은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책을 펼치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한국 각 지역을 경제학적, 인문학적, 지정학적 측면으로 분석해 도시의 미래를 읽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박사는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같은 위험 요인, 총선 같은 정치적 이슈, 인구 및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부 정책에만 초점을 맞추면 도시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많은 정치인이 인구 감소, 지방 소멸 대응책으로 들고나온 ‘메가시티’ 개념이다. 저자는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이야기하는 메가시티 구상은 ‘자신이 선출된 영역을 중심으로 여러 지방자치단체를 기계적으로 결합’하려 하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현재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최근에 나타난 일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되풀이된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이 관성적으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도시를 만들면 인구가 늘어난다는 과거 경험에서 벗어나 확장 대신 기존 도심을 압축 도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인구 감소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가족주의, 남성중심주의, 순혈주의부터 넘어서야 한다고도 지적한다.
“각자도생의 한국 사회에서 자기가 사는 도시를 더 낫게 만들고, 만약 도저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찾아가라”는 저자의 조언은 우리가 알면서도 외면했던 사실이라 더 쓰리게 다가온다.
유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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