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물도 부족”…생수공장 건립 ‘반발’

이현진 기자 2024. 1.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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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 원주시 신림면 일대 마을 어귀와 도로·농로 곳곳에 이같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이 지역에 생수공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나광열 반대추진위원장은 "신림면 일대 주민들은 현재 지하수에 의존한 마을 공동 간이상수도로 물을 쓰고 있다"며 "갈수기인 겨울과 봄철엔 지하수가 모자라 농업용수는 물론 먹는 물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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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샘물 개발 임시허가
원주 신림면 주민, 철회 촉구
“지하수 고갈로 농사 망칠 것”
나광열 생수공장반대추진위원장이 강원 원주시 신림면 일대에 추진되고 있는 생수공장 건립을 우려하며 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먹을 물도 부족하다, ○○생수 결사 반대’ ‘농업용수로 물장사! ○○은 악덕기업’ ‘관광객 몰아내는 ○○은 각성하라!’

최근 강원 원주시 신림면 일대 마을 어귀와 도로·농로 곳곳에 이같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이 지역에 생수공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강원도청은 건강기능식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인 A업체가 같은 해 10월 신청한 샘물 개발에 대한 임시허가를 내줬다. 임시허가 내용에 따르면 A업체가 신림면 송계리 일원 부지에 생수공장을 짓고 하루 2000t 규모로 지하수를 취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신림면 주민들은 생수공장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임시허가를 철회하라며 강경하게 반발하고 있다.

식수와 농업용수로 쓰기에도 부족한 마을 지하수가 고갈될 것을 우려해서다.

나광열 반대추진위원장은 “신림면 일대 주민들은 현재 지하수에 의존한 마을 공동 간이상수도로 물을 쓰고 있다”며 “갈수기인 겨울과 봄철엔 지하수가 모자라 농업용수는 물론 먹는 물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A업체가 계획하는 하루 취수량은 이곳 1개 리 하루 취수량(30t)의 66배에 달한다”며 “생수공장 건립은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몰지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민 반대에도 도가 임시허가를 내주자 반대추진위는 최근 같은 피해가 예상되는 인접 지역 주민들과 힘을 합쳤다. 영월군 주천면과 무릉도원면, 충북 제천시 송학면 오미리 주민까지 함께 뭉쳐 생수공장 건립 저지에 나서고 있다.

한규호 주천면 전 이장협의회장은 “이 일대는 모두 청정지역으로 벼를 비롯해 오이·고추·토마토처럼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목을 주로 재배한다”며 “지금도 영농철에는 물이 부족한 곳인데, 여기서 (물을) 더 가져가면 농사를 다 망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책적으로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영농활동을 어렵게 할 샘물 개발까지 진행되면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남영 신림농협 조합장은 “신림면 일대는 농업진흥지역으로 묶여 농민들이 땅값으로도 큰 손해를 본 곳”이라며 “농사지으라고 장려하는 지역의 물을 빼 간다는 건 경제적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농사마저도 제대로 짓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법적으로 임시허가 철회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앞으로 진행될 환경영향조사 심의 결과를 보고 샘물 개발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발업체는 임시허가 후 2년 이내에 환경영향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환경부 소속 원주지방환경청에서 심의해 도에 제출해야 한다.

이성율 산림환경국 수질보전과장은 “심의에는 주민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사 과정에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지점이 있다면 업체를 불러 서로 타협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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