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얼고 녹고 반복…경기도 곳곳 포트홀 ‘지뢰밭’ [현장, 그곳&]
예산 확보·지속적인 관리 필요...道 “AI 탐지 기술 도입 등 노력”
“도로가 구덩이처럼 패여 차들이 (옆 차선으로)핸들을 꺾는데, 정말 아찔합니다.”
25일 수원특례시 장안구 정자동 일대에서 만난 시민 이명진씨(56)는 도로 위를 달리던 여러 대의 차가 특정 구간에서 ‘덜컹’ 소리를 내며 속도를 낮추는 모습을 보고 혀를 끌끌 찼다.
해당 구간 부근으로 가보니, 도로 중앙 일부가 음푹 패여 있었다. 패인 도로(포트홀) 주변은 작은 흠집과 구멍들이 생긴 채 쩍쩍 갈라져 있었다. 포트홀을 발견한 일부 차는 속도를 줄였음에도, 눈에 보일 정도로 차체가 흔들렸다. 또 일부는 포트홀을 피하려 옆 차선 쪽으로 향하다 뒤따라 달려오던 다른 차량 경적 소리에 휘청이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의왕시 월암동 인근 한 2차선 도로도 사정은 같았다. 도로에 깊은 구멍이 생긴 탓에 이곳을 지나는 버스, 화물차 등 대형차량은 차선을 벗어나는 등 위태로워 보였다. 포트홀 주변 도로도 이미 여러 차례 보수한 흔적이 보였지만 여전히 곳곳에는 금이 가 있는 상태였다.
주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공영진씨(42)는 “이 주변엔 화물차가 많이 다녀 (포트홀이) 더 많다”며 “버스 기다리면서도 큰 차가 포트홀을 밟지 않으려 옆 차선으로 피하려는 모습을 몇 차례 봤다. 혹여나 더 큰 사고가 날까 걱정”이라고 불안해 했다.
경기지역 도로 곳곳에 포트홀 발생 건수가 급증한 가운데 최근 내린 눈과 비로 도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며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접수된 포트홀 발생·보수 건수는 2021년 6만8천950건, 2022년 6만6천223건에서 지난해 9만6천960건으로 3만건 이상 늘었다. 포트홀은 겨울철 도로 아스팔트에 생긴 구멍 내 수분이 스며드는데, 여기에 제설제 등 외부 요인이 합쳐지면 더욱 쉽게 생겨난다. 최근 눈·비로 추가 발생한 포트홀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는 지난해 초 ‘도로 포트홀 관리 체계 강화 대책’을 마련, 민·관 협업 행정 체계 신고 시스템인 ‘경기도 도로 모니터링단 시스템’ 운영을 강화했다. 또 조사차량을 운행해 도로 포장 상태를 분석하는 ‘경기도 포장관리시스템’ 등도 추진했다. 하지만 우후죽순 생기는 포트홀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트홀은 운전자의 직접적인 안전과 연관된 타이어 휠 등을 훼손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또 포트홀을 피하려 갑작스레 핸들을 돌려 옆 차량과 추돌하는 등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포트홀 관리를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와 함께 적극·지속적인 관리 강화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관련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원천적인 문제 등으로 여전히 포트홀이 생기고 있다”며 “지속적인 정기 점검과 AI기반 포장파손 자동탐지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더욱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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