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칼럼] 가계지출 쌀은 줄고, 외식커피는 늘고

관리자 2024. 1.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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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최근 '2022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개편'을 발표했다.

1990년 외식커피의 가중치는 2.4로 쌀(45.3)의 19분의 1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쌀의 2배로 커진 것이다.

일본의 2020년 쌀의 가중치(6.2)는 한국과 달리 외식커피 가중치(2.1)보다 3배 크다.

그동안 쌀 가공식품 소비 확대 노력에도 2022년 기준 쌀 가공제품(즉석밥·도시락·삼각김밥·떡)의 가중치는 지난 2년간 6.0에서 5.8로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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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최근 ‘2022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개편’을 발표했다. 정부는 5년마다 소비자물가 가중치를 개편했지만 급격한 변화 추세를 감안해 2010년부터 2∼3년 주기로 단축했다. 이번 가중치 개편은 2020년 이후 2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먼저,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농축수산물의 소비자물가 가중치(전체 1000.0)가 다시 감소했다. 특히 쌀의 가중치는 2020년 5.5에서 2022년 4.2로 23%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필자가 경제기획원에서 물가정책을 담당했던 1990년 쌀 가중치는 45.3이었는데 이제는 4.2에 불과해 32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것은 1인당 쌀 소비량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쌀값이 상대적으로 적게 올라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외식커피의 가중치는 지난 2년간 7.2에서 8.8로 22% 증가했다. 1990년 외식커피의 가중치는 2.4로 쌀(45.3)의 19분의 1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쌀의 2배로 커진 것이다. 즉 가정에서 매달 쌀을 구입하는 데 1만2000원 쓸 때, 외식커피를 마시는 데 2만5000원을 쓴다는 이야기다. 가중치 개편 기준연도인 2022년 커피 원료 수입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14억달러에 달했다.

일본은 소비자물가 가중치를 5년마다 개편해 2020년 기준치가 최신이다. 일본의 2020년 쌀의 가중치(6.2)는 한국과 달리 외식커피 가중치(2.1)보다 3배 크다. 즉 일본에서는 매달 쌀 구입액이 카페에서의 커피값 지출보다 3배 많은 데 비해 한국에서는 쌀보다 커피값 지출이 2배 많다는 의미이다. 일본의 쌀 가중치가 한국보다 큰 것은 일본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51㎏)이 한국(57㎏)보다 적지만 쌀값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비싸 가정에서 쌀을 구입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이제 쌀값이 커피 한잔 가격도 안된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커피산업에서 쌀소비 확대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 실제 쌀은 전체 소비자물가 조사 품목 458개 가운데 한개에 불과하고,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즉 소비자물가 가중치도 감소하고 있다. 78개 농축수산물 조사 품목 중 쌀의 가중치(4.2)는 쇠고기(11.7)·돼지고기(9.8)보다 낮다. 최근 반려동물 붐으로 관련 품목의 소비자물가 가중치가 이번 개편에서 4.9에서 5.9로 증가, 쌀보다도 커진 실정이다.

한국에서 커피산업의 성장 비결은 다양한 간편식 메뉴를 개발하고, 카페인이 비만 위험을 낮춘다는 인식과 함께 카페가 현대인의 힐링 공간으로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쌀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동안 쌀 가공식품 소비 확대 노력에도 2022년 기준 쌀 가공제품(즉석밥·도시락·삼각김밥·떡)의 가중치는 지난 2년간 6.0에서 5.8로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일본의 쌀 가공제품 조사 품목은 8개(라이스볼·케이크, 즉석밥, 4개 품목 도시락 등)로 다양하고, 소비자물가 가중치도 한국의 두배(12.8)에 달한다. 이것은 쌀 제품도 간편식과 기호식품으로서 얼마든지 블루오션(blue ocean)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이어트용 쌀 하나만 해도 그렇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아침밥이 건강에 좋다고 홍보만 해서는 쌀 소비 창출은 요원하다. 밥맛이 뛰어난 다이어트용 쌀 품종 개발과 함께 쌀이 카페에서도 즐길 수 있는 다이어트 기호식품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면 그게 바로 블루오션이다.

이준원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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